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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r 31. 2022

기다리는 마음

연락

시간에 맞춰 올려놓은 주전자에서 김이 뿜어져 나오고 이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물이 끓는다. 

내어 놓은 찻잔을 바라보고 걱정되는 발걸음으로 창가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는 눈길이 분주하다.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꾹 누르며 한번 더 전화해 볼까 고민하다 거실 한가운데 앉아 숨을 고른다.



유난히 날이 춥고 어두운 밤에 보고 싶다 연락한 것은 아닐까 잠시 후회하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날이었다 오늘은. 그러니 귀를 기울여 그의 도착을 기다리는 수밖에. 끓어오른 물보다 뜨거운 마음을 식혀보려고 노력하지만 헛수고다. 오직 그 사람만을 생각하게 되니 벌겋게 달아오른 두 볼의 화기(火氣)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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