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나'에 나의 영혼을 담는 것부터

by 엘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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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sburg Cathedral is a material counterpart

of the soul of Erwin of Steinbach.

The true poem is the poet's mind;

the true ship is the ship-builder.


Ralph Waldo Emerson




목요일 아침 10시,

한국 무용 수업이 있다.

2학기부터는 '살풀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무용의 'ㅁ'자도 모르고 시작해서

한 동작 한 동작씩 배워 나가는데,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신생아 수준이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아도 모자랄 판에

하나를 배웠는데

하나 까먹기 일쑤다.

덜 까먹겠다는 마음으로

매의 눈으로 선생님을 따라 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눈만 부릅 떴다.


그래도 어찌어찌 시간은 간다.


재작년 추석 명절 즈음해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명절 공연으로 한국 전통 부채춤이 등장했다.

관람객으로서 공연을 봤을 때에는

매끄럽게 흘러가는 동작에 넋을 잃고 보았다.


그리고 올해,

한국무용축제 공연을 관람했다.

몇 동작 배웠다고 달리 보인다.

마냥 넋을 놓고 보기에는 무용수의

발끝 하나하나, 손끝 하나하나에

녹아든 혼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춤에 담긴 혼을 볼 줄 몰랐을 때에

한국무용은 어쩌면 단순한 동작의 반복으로

물 흐르듯 추기만 하면 되는 듯 보였겠다.

전체적으로 막연하게만 보려 했지

구석구석 뜯어볼 생각을 못했었다.

하지만 한복과 어우러진 곡선 속에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함이 꽉 들어차 있었다.


아직 무엇을 알았다 자신하며

표현할 수 있는 단계 까지는 아니나,

'하나'의 동작을 배울 때에

바로 그 '하나'를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하는

일조차 쉽지 않음을 매 수업 때마다 깨친다.


내 인생에서 전혀 도전해 보지 않았던

영역에서의 도전은 처음부터 다시

'하나'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오직 '하나'부터 진심을 다해 나의 영혼을

담아 나간다면

그 '하나'들이 모인 또 하나의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이제 나는 '하나'를 배웠고,

그 하나를 시작했다.

배운 것도 없이 쓰기 시작한 소설,

'33-14번지'

그 어떤 기교도 경험도 없지만

그저 진심 어린 내 영혼을 녹여 보겠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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