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언어는 위대한 인간을 위해
심오한 언어는 심오한 인간을 위해
섬세한 언어는 세련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귀한 언어는
귀한 인간을 위해 존재하기 마련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언어학자 헨리 히긴스 교수는 친구들과 내기를 한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하층 계급의 여인 한 명을 데려와 정해진 기간 안에 그녀를 세련된 귀부인으로 만들어 놓겠다는 내기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여인이 오드리 헵번이 맡은 '일라이자 두리틀'이었다. 그가 일라이자를 바꾸기 위해 착수한 가장 주된 작업은 투박한 런던 말씨와 촌스러운 액센트를 없애는 작업으로 바로 언어'를 바꾸는 일이었다.
이따금씩 유튜브를 틀 때면, '귀티나는 여자들의 특징', '우아한 여자들의 특징'이라며 호기심을 끄는 영상들이 올라온다. 맑은 피부와 단정한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항상 '말'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톤을 낮춘 어조와 급하지 않고 여유있는 속도, 군더더기 없는 말과 말 속에 담긴 어휘 등 품격을 높이는 '언어'에 대한 요소들은 차고 넘친다. 그 깨알같은 팁들을 나에게 적용해 본다 생각하니 아찔하다.
하지만 그 모든 팁들을 적용하기에 앞서 마흔을 넘기면서 삶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얼굴 성형'이 아닌 '언어 성형'의 중요성을 더욱 간파하기 시작했고, 또한 그러한 '언어 성형'의 시작은 어쩌면 '듣는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이지 않을까 확신하게 되었다. 듣는 비중을 '그냥'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늘리는 것부터 말이다.
그러한 연습의 첫 대상은 당연히 '남편'이다. 입으로 그를 타박하기에 앞서 나의 귀를 먼저 내어준다. 들을 때에 그가 하는 말 속 행간의 숨은 의미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니 자연스레 전반적으로 대화가 이뤄지는 속도가 느려진다. 해야 할 말을 하게 되고, 내가 하는 말을 고르고 고르게 된다. 물론 항상 이러한 우아한 티키타카가 가능한 건 아니다. 그래서 고난이도의 연습이 필요하다.
남편을 상대로 섬세하고 귀한 단어만 골라 쓸 줄 알게 되면, 나의 '언어 성형'은 고도의 경지에 오르지 않겠나 싶은 되도 않는 자신감과 확신이 올라온다. 비록 고된 수행이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