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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빠져나간 온라인 속 세상

by 엘샤랄라

온라인 활동을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블로그에는 독서기록을 간간이 올릴 뿐이었다.

그러다 2022년 12월, 처음 오픈채팅방에 가입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대화가 오고 갔기에

채팅방은 후끈 달아올랐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계발에도 열심인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섬에서 고립되어 홀로 살다 육지로 올라간 기분이었다.

호기심이 일고 친해지고 싶었다.

그러한 호기심은 자연스레 적극적인 소통의

화력이 되어주었다. 마음이 들떴다.

갑작스럽게 확장된 온라인상에서의

관계를 주체하지 못했다.

닿은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었고,

마음을 담아 남겨 준 댓글에 일일이 화답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온종일 컴퓨터와 핸드폰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혼자 속상해하고 좌절했다.

오프라인에서 해야 할 일과

나의 관심을 기다리는 두 아이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조회수와 좋아요가 주는 도파민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생각하였다.


매운맛 말고, 착한 맛으로 방향을 선회하기로 했다.

착하다 못해 밍밍한 맛을 찾아가기로 했다.

불특정 다수에 목매달기보다, 특정 소수에 관심을 집중했다.

이것저것 일을 벌이기보다 엄마이자 나로서의 시간을 챙겼다.

그렇게 서서히 온라인 활동에서 도파민이 빠져나갔다.

그러자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온라인 세상에 발들인 초반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그 관계의 무게에 실체가 생겼다. 도파민이 빠져나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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