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마당발처럼 누리게 된 이유

by 엘샤랄라

나의 든든한 글쓰기 선생 니체는

'피로써 쓰라'한다.

'눈물'도 괜찮냐며 그에게 묻는다.

'땀'은 어떠냐고 또 묻는다.

모두 괜찮단다.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니까.


요즘 나의 블로그는 '엄마'로서의 삶에 치중한

인증기록의 나열이다.

사색을 담은 글쓰기를 브런치로 가져오면서

블로그는 흡사 관심을 덜 받는 모양새이지만,

그 하루의 기록을 위하여 나는 이렇게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야 하고, 쉬지 않고 책을 읽어야 하며,

아이들 공부를 진심 어린 따뜻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봐 줘야 한 편의 글을 발행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아주 단순한 기록이라 할지라도

나는 몸을 움직여야 하며,

머리를 움직여야 하며,

손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기록을 남기자고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수순이 되었으므로

나는 여전히 하루가 빠듯하다.


'유기적인 순환'을 하고 있다 말해야 할까.


'엄마'로서의 기록을 위해 쓰는 '블로그',

그리고 나로서의 시간에서 글쓰기는 핵심이라

좀 더 깊이있는 변주를 위한 글을 올리는 '브런치'

그 글을 '밴드'에 공유함으로

어둠 속에서 강력하게 나를 지지해 주는

작가님들과의 찐한 댓글 소통,

하루를 보내며 이따금씩 떠오르는 상념은 '스레드'

스레드에 적었던 소재가 다시 브런치로 넘어와

긴 글로 변주되고,

나중에 글로 그려내야 하는 사진이 '인스타'로 올라간다.


하나의 플랫폼도 버거웠던 내가

팔로워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피로써 글을 쓰기 위한 도구로 플랫폼을 바라보자

그 어느 것보다 유용하다.

덜 부담스러워졌다.

그 도구들에게 휘둘리며 눈치보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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