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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늘보 Dec 05. 2017

3-1. 사라지는 일자리: '복제'에서 '창의성'으로

닥터늘보의 미래진료소_Day7

3-1. 사라지는 일자리: '복제'에서 '창의성'으로




  1) 사라지는 일자리: '복제'에서 '창의성'으로


  지금까지 총 다섯 번에 걸쳐 미래를 바꿀 기술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인공지능부터 시작하여 3D 프린팅 기술까지 어느 하나 미래를 파격적으로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는 기술들이었다. 그러나 기술들에 대해 소개했던 앞선 글들은 이 매거진의 서론에 불과하다. 사실 이 매거진은 '미래에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에 답하기 위해 미래를 바꿀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 기술들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들 답게 자동화 및 연결성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런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면 어떻게 될까? 자, 이제 본론을 시작해 보자.


  '미래에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이 물음에 대해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 연구소장은 “2030년까지 무려 20억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진다”라고 전망했다. 지금 세계의 총인구수는 약 75억 명이며, 2030년에는 약 80억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비춰볼 때 20억 개에 달하는 일자리의 소멸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간과해서는 안 되는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일까? KBS <명견만리> 제작팀의 『명견만리 -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2, 3차 산업혁명은 누군가가 1을 만들어 놓으면 그걸 N개로 늘려가는 수평적 확장의 개념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0으로부터 1을 만드는 수직적 혁신을 의미한다.’
                                                  - KBS <명견만리> 제작팀의 『명견만리 - 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中


  지금까지의 산업의 역사를 ‘생산성’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산업의 역사에서는 지금까지 3번의 혁명이 있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를 통해 자동화된 동력을 얻었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하여 컨베이어 벨트를 돌렸다. 3차 산업혁명에선 IT기술이 발달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산업은 같은 제품을 더 많이 찍어낼 수 있게 되었고, 더 멀리 있는 사람에게도 팔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복제 생산성'의 시대였다.

  생각해보라. 내가 갖고 있는 건 남들도 갖고 있다. 남들이 갖고 있는 건 나도 갖고 싶다. 비슷한 구조의 아파트에서 옆집, 앞집 등이 다 비슷한 차를 가졌고, 비슷한 곳에 가서 먹을 것, 입을 것을 산다. 심지어 일자리조차 비슷하다. 기존의 산업혁명은 생산과정의 모든 부분을 자동화할 수 없었다. 따라서 기계가 못하는 부분은 사람이 해야만 했기에, 같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공장 속의 같은 부품이 되기를 요구받았다. 그리고 이는 반복적인 노동과 획일화된 교육으로 이어졌다. '복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과 아이 또한 같은 부품으로 만들었다. 그럼으로써 고용주들은 높은 '복제 생산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복제 생산성'의 시대는 황금기를 영원히 누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이 포화됐다.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려해도 이미 다 가지고 있다. 유행을 재활용하며 끊임없는 수요를 만드는 것도 한계가 있다. 너도 나도 똑같고 비슷비슷했던 사람들마저도 이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 아니, 살려면 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한 사람 중에서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 답하길 요구받는다. 그러자 같은 제품, 같은 능력을 필요로 하던 '복제 생산성'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반복적, 획일적 특성들을 '알고리즘'이라는 공식으로 만들었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하여 생산과정 전반을 자동화한다. 다가오는 미래의 일자리 시장에는 고학력, 고 스펙,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 당연하게도 이 경쟁에서 로봇은 굉장히 유리하다. 그들은 인간보다 실수도 적고, 파업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순식간에 많은 알고리즘을 수행하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학습하여 지식정보를 무한히 확장해 나갈 수 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보다 '로봇'을 고용하는 것이 이윤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므로, 초기 투자금이 과도하게 크지 않다면 로봇을 고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부품이던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작년 10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제목은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이들은 먼저 직업에 필요한 사람의 능력을 44가지로 나누고, 현재부터 2045년까지 인공지능 로봇기술이 발달하여 로봇이 각 능력을 얼마나 잘 하게 될지 예측했다. '읽고 이해하기'는 7점 만점 중 로봇의 점수가 현재 2.24점에서 2045년에는 5.95점까지, '추리력'은 현재 2.86점에서 2045년에는 6.10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44가지 능력 모두가 2045년에는 5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각 직업들의 인공지능 로봇기술에 의한 대체비율을 계산했다. 404개의 직업을 분석했으나 예시로 몇 개만 이야기하면, 2025년에는 각 직업의 업무 중 택시 운전사는 87.9%, 자동차 정비사는 67.1%, 기자는 49.5%, 의사는 42.5% 정도가 인공지능 로봇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외 다른 많은 직업들도 업무의 상당 부분을 인공지능 로봇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즉, 이전 혁명의 동력이자 구성원이었던 사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앞서 이야기했듯 1, 2, 3차 산업혁명은 '복제 생산성'의 시대였다. 하지만 반복적, 획일적인 작업을 기반으로 하는 '복제 생산성'은 인공지능 로봇이 더 좋다. 그렇다면 인공지능보다 사람이 우위를 점하는 '생산성'은 없을까? 한국 고용정보원의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를 다시 들여다보자. 2045년에 로봇은 44가지 모든 능력에서 5점 이상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낮은 점수, 딱 5점을 받은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창의성'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은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0으로부터 1을 만드는 수직적 혁신"즉, '창의적 생산성'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결과에서도 '창의적 생산성'이 필요한 화가 및 조각가, 사진작가 및 사진사, 작가 및 관련 전문가 등의 직업이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은 직업으로 평가되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창의성 생산성’은 인간의 능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자 인간이 맞이할 수 있는 위기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복제 생산성'의 시대에 기업은 원료 투입과 생산량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는 생산 공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생산과정의 효율화를 통해 이 공식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지속적인 이익을 추구했다. 그러나 기존의 생산 공식은 ‘복제 생산성’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창의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제 기업들은 직접적으로 '창의성'을 생산하기보다 '창의적 생산성'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와 제품을 홍보 및 판매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든다. 이 생산자들은 기업에 직접 고용되어 있지 않지만, '창의적 생산성'으로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기 위해 기업들이 만들어둔 마켓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고, 이 마켓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마켓을 만든 기업은 이익을 얻는다. 이런 방식의 사업을 플랫폼 사업이라고 하며 '유뷰트' 및 '우버'와 같이 최근 성공하는 수많은 기업들은 이와 같은 플랫폼 사업을 통해 성공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이제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은 이제 '복제 생산성'에서 '창의적 생산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자동화 및 연결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을 만나 비로소 '창의적 생산성'이 '복제 생산성'을 앞지르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1인 미디어, 1인 출판사, 1인 기업으로 활동할 수 있다. 반대로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침범으로 '알고리즘'화 할 수 있는 정형화된 일자리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다음 시간에는 사라지는 일자리들에 대해 어떤 유형의 일자리들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지 보다 구제적으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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