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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늘보 Nov 14. 2017

2-3. 미래의 기술들: 보이지 않는 손, IOT

닥터늘보의 미래진료소_Day4

2-3. 미래의 기술들: 보이지 않는 손, IOT



  3) 사물인터넷: 보이지 않는 손, IOT


  앞선 시간에는 미래를 급격하게 변화시킬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만남에 대해 알아보았다. 인공지능 기술을 갖춘 '4차 산업혁명'의 컴퓨터는 '3차 산업혁명'의 컴퓨터와 다르게 유연한 판단을 할 수 있고, 이 기술을 탑재한 로봇들은 속속 '사람'의 일자리에 도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미 일본에는 로봇들로 운영되는 호텔이 있으며, 감정을 담아야 하기에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연기마저 로봇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러나 로봇에는 지난 시간에 언급한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간에 등장했던 로봇들은, 로봇이라고 하면 보통 떠올리는 전통적인 로봇의 형태로 입력장치인 센서 및 마이크 등과 출력장치인 스피커, 모니터, 또는 로봇 팔, 다리 등이 하나로 '직접' 연결된 형태였다면, 이번 시간에 알아보려는 로봇은 이 입출력 장치들이 각자 따로 있으면서도 동시에 '간접' 연결된 형태이다. 이 새로운 형태의 로봇은 입출력 장치 간의 공간적 거리와 무관하게 '뇌'와 '손발'을 연결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망, '사물인터넷'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실 '사물인터넷'은 그렇게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비쿼터스'라는 단어로 '사물인터넷'을 표현했다. 물론 이 두 단어 사이에는 차이점이 없진 않지만, 주변의 모든 사물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유비쿼터스'로 개발되어 왔던 기술들이 이제 '사물인터넷'이라는 옷을 입었지만, 사실 그 본질은 같다.

  그러나 실감하는 것은 꽤 다르다. 지금은 '유비쿼터스'를 꿈꿨던 시절이 아닌 '사물인터넷'을 상용화하는 시대이다. 과거 '유비쿼터스'라는 단어가 엑스포나 전시관 등에 예쁘게 놓인 전시물이었다면, 지금의 '사물인터넷'은 '전시품'의 위치, 막연한 '꿈'의 위치를 벗어나 현실적인 모습으로 손에 들려 있다. 지금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가? 십중팔구 스마트폰이다. 그렇다면 이 글은 어디서 보고 있는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있거나, 거리를 걷고 있을 수도 있다. '데스크' 앞에 앉아야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는 스마트폰의 탄생과 동시에 종료되었다. 이제는 이동 중에도 먼 곳의 컴퓨터 및 입출력 장치와 '간접'적으로 연결되고, 그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 세상 '사물인터넷' 시대이며, 손에 든 스마트폰은 이 시대의 중요한 마스터키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 광고를 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제시한다. 집 밖으로 나왔는데, 문득 가스를 끄고 나왔는지, 창문을 잘 잠갔는지, 집에 있는 애완동물은 심심하지 않은지 걱정된다. 이럴 때, 광고에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던가? 일단 스마트폰을 꺼낸다. 스마트폰엔 이미 '사물인터넷'을 통해 집에 설치된 입출력 장치들과 '간접' 연결된 어플들이 있다. 집에 미리 설치한 감지장치를 통해 집의 현재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파악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명령을 내려 집에 있는 출력장치를 조정, 집의 상태를 제어할 수 있다. 

  이렇게 거리와 상관없이 제각각 떨어진 컴퓨터와 여러 입출력 장치들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로봇처럼 작동하는 게 바로 사물인터넷의 시대의 일상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도, 스마트폰이 로봇의 '뇌'에 해당하며 집에 위치한 감지장치가 로봇의 감각기관, 집에 위치한 제어장치가 로봇의 팔다리에 해당하는 '사물인터넷'을 통한 로봇의 한 모습이다.




  이 세계에서는 서거나 걷거나 앉기만 해도, 사용자에 대한 정보가 숨겨진 감지장치들에 의해 읽혀 간접적으로 연결된 인공지능 컴퓨터로 보내진다. 이 인공지능 컴퓨터는 정보들을 받아 분석 및 판단한다. 판단 결과에 따라 지금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광고를 제공하도록 간접적으로 연결된 사용자 근처의 출력장치에 명령한다. 그러면 그 출력장치들은 적절한 서비스 또는 광고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 과정은 여러분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바로 자동화 그리고 연결성의 극대화,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모습이지 않은가?

  그러나 '사물인터넷'은 항상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물인터넷의 어두운 부분은 바로 해킹이다. 이미 집안에 있는 소형 캠, 노트북의 캠 등을 해킹하여 몰래 집안이나 노트북을 쓰는 사용자를 촬영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퍼트리는 등의 사건들이 여러 번 보도된 바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는 입출력 장치들이 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해킹을 당할 경우 해당 입출력 장치의 제어권을 빼앗긴 채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시대를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기술과 더불어, 보안에 대한 기술들도 같이 발전해야 한다.

  해킹 문제처럼 '사물인터넷' 시대를 위한 과제는 아직 다방면으로 남아 있다. 먼저 이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려면 여러 사물들에게 인터넷 상에서의 이름인 IP주소를 지어줘야 한다. 이 IP주소는 숫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양에 한계가 있는데, 이미 너무 많은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라 기존의 IPv4라는 주소체계로는 분배할 수 있는 주소의 절대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절대량을 늘리기 위해 IPv6라는 새로운 주소체계가 개발되고, 공통적으로 이를 사용하거나 또는 이 필요한 주소의 수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 문제 또한 적절한 제도가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많은 기기들과, 업체들이 수많은 개인정보들을 수집하게 될 것이다. 이 개인정보들은 당연히 안전하게 보관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어떤 정보들을 수집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은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들에 대해서만 보호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더 다양한 정보들에 대해 보호가 필요할 수 있다. 나의 체성분 정도, 건강상태, 걷는 모습, 수면 상태, 판단 성향 등 수많은 데이터가 누적되고, 그 모든 기록을 분석할 수 있다면, 개인이 의식할 수 있는 있는 부분뿐 아니라 무의식적인 부분까지 파악하고 있는 정보의 집합이 탄생할 것이다. 이 정보는 대체로 기업이 관리할 것이고, 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편리함을 받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자신보다 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타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이미 이러한 사회가 올 수 있음을 경고했고, 그가 언급한 사회에서는 누굴 사귀고, 어떤 계약을 할 건지에 대해서 자신 대신 자신보다 자신을 더 잘 알고 있는 기업이 만들어 낸 아바타가 결정하게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시간에는 '사물인터넷'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미 생활에 점차 스며들기 시작한 기술이며, 누군가는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미 궤도에 올라 지금보다 더 힘차게 가속화되어 갈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대에 또 하나의 마스터키가 될 스마트 스피커는 이미 여러 회사에서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기기, IOT 아파트들 또한 점차 그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몇 년 내 이 '스마트'라는 단어들은 '인간'의 주변을 둘러싸고 사용자들 모르게 '사물인터넷'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스마트'하게 여러 업무들을 줄여나가 생활을 편리하게 도울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사용자를 감시하게 될 것이다. 아직 '사물인터넷'을 받아들일 철학적, 제도적 준비가 부족하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이 일상화될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미래에 관심을 갖고,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발생 가능한 미래 문제와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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