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의 퇴고를 거듭하고 있다면
대체 이 글은 언제 끝이 나는 걸까? 퇴고를 하다 보면 딜레마에 빠진다. 여러 번의 퇴고 후 이제 진짜 끝이야,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또 글을 수정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브런치에 글을 발행해보기도 하고, 나 스스로 끝이라고 수없이 다짐을 하지만 결국 언제든 수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이 글을 고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만들면 끝나지 않을까?
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끝내지 못하는 거라면 더 이상 수정을 할 수 없도록 만들면 된다는 게 나의 결론이었다. 더 이상 수정을 할 수 없는 상태, 아무리 고치고 싶어도 이미 늦어버린 상태, 그렇다. 바로 책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쓴 글이 책이 되려면 등단을 하거나, 기성 출판사와 계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까마득했고, 언제 그게 가능할까 기약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독립출판이다. 요즘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만들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스물아홉 나의 캄보디아를 STAY와 NOT STAY 각각 1,000권씩 총 2,000권을 만들었다. 2,000권 쌓인 책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이걸 다 어떻게 팔지?라는 걱정보다는 오히려 안도했다. 이제 더 이상 고칠 수 없겠구나. 스스로 끝내지 못했던 나는 결국 책을 만들어버림으로써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인쇄되어 책으로 나온 글은 쳐다도 보기 싫었다. 모니터 화면으로 보던 글은 보고 또 보며 수정을 해도 계속 눈에 들어왔던 걸 생각하면 참 이상한 일이다. 그건 정말 나 스스로도 이제 다 끝났다고 인정해서 그런 것 같다. 비로소 내 손을 떠난 것이다.
책이 된 글은 평가만 가능하다. 그 평가는 독자의 몫이지 내 몫은 아니다. 어쩌면 작가가 글을 책으로 내는 이유는 더 이상 자기가 쓴 글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걸 깨달은 후부터 나는 글을 쓸 때 탈고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야 끝난다는 걸 알기에 이제 나의 목표는 늘 출판이다.
스물아홉 나의 캄보디아 STAY, NOT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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