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모젤의 <더 울프팩>(2015)
0.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갇혀 살던 일곱 남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아이들은 나이에 따라 11년에서 19년 동안 세상과 단절되어 살고 있었다.
1. 아이들이 바깥출입을 하지 못 한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족을 부족처럼 만들고 싶어 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이도 생계가 가능했던 것은 엄마가 일곱 자녀의 홈스쿨링을 하며 재정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보다 지금처럼 엄마와 집에서 보내기를 바랐다.
2. 영화를 보면 한동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이상향 스칸디나비아로 향하던 아버지의 꿈은 현실적인 이유들로 좌절되었다. 영화는 가장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피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 아내와 자녀는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마약 등 뉴욕의 험난한 상황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아버지는 변명했지만 세상과의 단절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아이들에게도 투영시켰으나,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세상이 있고, 그것은 아이들이 헤쳐나갈 몫이었다. 부모라 하더라도 거기에 관여할 자격은 없다.
3. 감금되어 살던 아이들을 세상과 연결해 준 것은 단연 영화였다. 갇혀 사는 동안 아이들은 5천 편 이상의 영화를 보아왔다. 아이들은 핼러윈데이 때 <나이트메어>(1984) 등의 공포영화에 등장한 악역들을 코스프레하며 보냈다. 배트맨을 좋아하여 베인과의 대결 장면을 따라 하기도 했다. 영화 말미에 거실의 TV가 아닌 극장 스크린으로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파이터>(2010)를 보고 나오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