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스포티스우드의 <내 어깨 위 고양이, 밥>(2016)
0.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던 ‘제임스 보웬’과 길고양이 ‘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원작은 2012년과 2013년 연속 영국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국 도서관 협회가 선정한 반드시 읽어야 할 100대 문학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 버스킹을 하는 주인공으로 인해 직접 노래하고 연주하는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한다. OST는 충분히 감미롭지만, 역시나 거리에서 노래하는 주인공을 내세운 <원스>(2006)만큼의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음악보다는 약물중독의 주인공이 자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2. 주인공인 제임스 못지않은 역할을 한 고양이는 실제 사연의 주인공이 맡았다. 고양이의 눈높이와 시선으로 카메라가 자주 움직이는데 당당한 배우로서의 비중을 느끼게 한다. 실제 고양이의 연기는 CG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분위기와 대조를 이뤘고, 오히려 참신하게 여겨졌다. 문득 어릴 적 보았던 강아지 주연의 영화 <벤지>(1974)가 떠오르기도 했다.
3.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서 맹점 가득했던 영국의 복지제도가 새롭게 보인다. 의지력이 약한 주인공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복지사가 있고, 홈리스에게 직업을 주는 사회적 기업 빅이슈도 있었다. 기댈 언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기의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보통 친구나 가족, 이웃이 그러한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때로는 반려동물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