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에서 남산까지 걷다 보면 그 남자가 거기 있다

김종관의 <최악의 하루>(2016)

by 평화를 꿈꾸다

0. 은희가 만난 세 명의 남자에 관한 영화. 영어 제목은 'Worst Woman'. <최악의 여자>가 원래 염두에 두었던 영화 제목인데, 개봉을 앞두고 <최악의 하루>로 바뀌었다.


1. <최악의 하루>(2016)는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고 꼬여버리는 그런 날을 소재로 삼는다. 여자의 하루와 남자의 하루를 병행으로 보여주며 진행된다. 배우 지망생인 은희는 아침 드라마에서 출연 중인 남자 친구와 한 때 만난 적이 있는 유부남을 동시에 남산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한국에 온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는 길가던 두 명의 아줌마와 출판기념회를 갖게 되고, 출판사는 곧 망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두 사람 나름대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2. 영화는 하루 동안 진행되는데, 낮에 서촌에서 길을 물으며 우연히 만났던 두 사람은 밤에 남산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카메라는 줄곧 서촌과 남산이라는 두 장소를 떠나지 않는다. 서촌과 남산이라고 하면 익숙하게 잘 알고 있던 지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속에서는 새롭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었다. 영상을 예쁘게 뽑아낸 것도 있었겠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익선동의 카페도 슬며시 포함되어 있었다.


3. 영화는 소설과 연극이라는 매개를 통해 진행된다. 둘은 독자 혹은 관객을 대상으로 꾸며내고 믿게 만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배우는 두 남자를 대상으로 연기 연습을 했고, 소설가는 자신이 만난 인물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영화 속에서 거짓말이 직업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실현되는 지점 같았다. 특히 소설가 료헤이로 말미암아 판타지적인 요소를 포함하게 되는데, 그가 속삭여주는 해피엔딩으로 인해 최악의 하루를 보낸 여주인공이 앞으로 행복해질 것이 믿어지니 말이다.


출처 : 영화 <최악의 하루>
출처 : 영화 <최악의 하루>
출처 : 영화 <최악의 하루>
출처 : 영화 <최악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