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들이 자백할 차례

최승호의 <자백>(2016)

by 평화를 꿈꾸다

0.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만든 다큐멘터리. 탈북한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인 유우성 씨의 재판에 관한 영화.


1. 영화는 유우성만 다루지 않는다. 유우성 사건의 전후로 있었던 국정원의 심문 과정에서 자살한 한종수(한준식)와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으로 지목된 홍강철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여기에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으로 1977년 사형선고를 받은 이철 재심사건과 혹독한 고문으로 정신병을 얻은 일본인 유학생 김승효 사건도 덧붙여진다.


2. 영화가 다 마쳤다고 생각될 때, 자막으로 우리나라의 역대 간첩사건들과 그 재판 결과가 소개된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간첩사건들이 발생했지만, 또한 이후에 무죄로 판명된 경우를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간첩을 잡아낸 것이라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간첩을 만들어낸 결과라 하겠다. 1960-70년대뿐 아니라 지금까지 이러한 방법이 반복되고, 또한 먹힌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가지게 된다. 영화 속에는 동시대의 인물들도 등장하는데, 재판을 맡았던 이시원, 이문성 검사를 비롯하여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 70년대 간첩사건에 깊이 관여했던 김기춘 비서실장도 나온다.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시대를 함께 돌아보게 만들었는데, 시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은 게 있었음을 관객에게 깨닫게 한다.


3. 대기업이 자본의 힘으로 멀티플렉스를 장악한 상황에서 <자백> 같은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소셜펀딩 등을 통하여 이 영화를 지지하는 관객들이 많이 있음을 증명해 보였고, 이 힘을 바탕으로 <자백>의 극장 개봉은 가능해졌다. 영화의 자막이 다 올라가면 후원을 했던 이들의 명단이 가나다순으로 소개된다. 민주주의, 자유와 정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 할만하다.


출처 : 영화 <자백>(2016)
출처 : 영화 <자백>(2016)
출처 : 영화 <자백>(2016)
출처 : 영화 <자백>(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