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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를 꿈꾸다 Jan 18. 2017

스튜디오에서 모델을 찍어보자

이원석의 <인물 촬영 연습>

소니, 캐논, 니콘 등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는 각자마다의 사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소니는 소니알파아카데미를, 니콘은 니콘포토스쿨을, 캐논은 캐논아카데미를 운영하는데 각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신청을 할 수 있다. ( 단, 자사의 제품을 가진 고객들을 우선하기에 타브랜드 제품으로는 참석할 수 없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카메라의 구조나 사용법에 대해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 자세를 익힐 수도 있다.


소니 알파 아카데미에서 하는 <인물 촬영 연습>에 참석했다. 이원석 작가의 수업이었고, 모델 한 분이 함께 오셨다. 스튜디오 조명 장비가 갖춰진 곳에서 찍어본 것도,  일반인이 아닌 모델을 찍어본 것도 처음이었다. 10여 명이 참여하면서 약 1분씩 촬영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3바퀴가 돌아가니 2시간의 수업시간이 모두 흘러갔다. 어찌 보면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상당히 값진 경험이었다.


이 수업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첫째, 조명으로 다양한 빛의 각도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정면에서 들어오는 순광, 45도 각도에서 들어오는 사광, 뒤에서 들어오는 역광, 옆에서 들어오는 측광, 뒤쪽 45도에서 들어오는 역사광을 실제로 체험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사진은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둘째, 전문적인 사진 모델과 호흡을 맞춰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분명 일반인과는 달랐다. 우선 카메라 앞에 서기를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 포즈와 표정을 카메라 셔터 속도에 맞춰 바꿔주었다. 사진의 결과물을 보더라도 지인들을 찍을 때보다 건질 수 있는 사진이 훨씬 많았다. 아마추어들의 서툰 촬영이었지만 모델께서 성심껏 임해 주신 것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날과 같은 수업시간에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모델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며 콘셉트를 함께 완성해 가는 것이 좋겠다. 격려하고 기운을 북돋아 주면 모델도 힘들지 않게 작업에 몰입할 것이다. 촬영하고자 하는 주제와 콘셉트에 따라 분위기 있는 음악을 틀어놓으면 그 템포에 맞춰 사진을 찍기에 좋다.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며 사진에 집중할 수 있다.


참가자마다 총 3번의 촬영 기회를 얻었다. 첫 번째 기회에는 빛을 사광에 고정시키고, 모델분께 순차적으로 방향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한 사람의 모델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며 촬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면 3장, 오른쪽 옆모습 3장, 뒷모습 3장, 왼쪽 옆모습 3장, 이렇게 총 12장을 찍고 싶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정면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두 번째 촬영 기회가 돌아왔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조명은 사광에 고정시켜 놓았다. 이번에는 모델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고, 내가 좌우로, 앞뒤로, 로우앵글로, 하이앵글로 자리를 옮겨가며 찍어보았다. 카메라 시선 방향의 이동만으로 느낌이 얼마나,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고 싶었다. 야외에서 찍으면 보통 역광은 어둡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몸을 움직여 역광방향으로 찍었을 때 실내에서는 꽤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역광에도 자주 도전해 보려 한다.



마지막 기회에는 모델을 의자에 앉히고, 정면샷을 중심으로 찍었다. 서있을 때보다 움직임은 줄어들었지만, 덕분에 인물 자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마칠 시간이 다되어 조명을 따로 이동하지 않고, 앞사람이 선택한 것을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조명의 영향인지 앞의 사진들과는 느낌이 조금 달리 찍혔다.



소니 아카데미에서는 이처럼 모델과 함께 하는 실습수업이 매달 한번 이상은 진행되는 것 같다. 수동모드로 하여 점차 다양한 조작법을 실험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매달 한 번씩 찍어보면 사진의 변화가 눈으로, 사진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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