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2016)
0. 2009년 한겨울에 허드슨 강 위로 비행기 한 대가 불시착했다. 다행히도 탑승객 155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1. 모두가 생존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 이건만, 이 사건의 경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기적이라며, 영웅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위원회는 공항으로 가지 않고, 굳이 허드슨강에 내린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설리가 영웅인지 사기꾼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진실을 감별해내고자 한다. 그러한 검증 과정을 통해 빠진 고리는 드러나게 되고, 설리의 순전함은 더욱 선명해진다.
2. 영화는 위기에 대처하는 리더의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설리는 42년간 현역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이착륙 경험을 했다. 위기의 순간에 그의 직감이 발동했다. 허드슨 강에 내린다는 다소 당황스러운 선택이었지만 그는 성공을 확신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승객들을 구해냈다. 모두의 생명을 구한 설리는 이것이 자기 혼자 일궈낸 것이 아니라, 부조종사, 승무원, 경찰, 구조원 등 모두가 함께 이룩해 낸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3. 대도시를 낮게 나는 비행기를 보며 미국인들은 911을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 위에 떠 있는 비행기를 구조하는 장면을 보며 세월호를 떠올렸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사고의 결과가 좋았다고 해서 그대로 덮지 않았다. 위원회도 열리고, 공청회도 열렸다. 수학여행을 갔던 수백 명의 학생들이 집에 돌아오지 못했는데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조차 이뤄지지 못했던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