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양 이 꼴인데도요?

by Eloquence

심리상담을 받다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도 불안과 우울은 컨디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가족들과의 관계는 참담해졌다.

여전히 동생과 엄마는 본인들이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풀려는 의지 없이 나 몰라라하며 시간에 기대고 있는 걸 보면서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내 상처와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빠와는 연락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아빠의 전화를 꽤 긴 시간동안 받지 않았다.


내로남불식의 태도, 배려 없는 행동과 말,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이해받기만을 바라고, 본인이 아무렇게나 뱉은 말에 상처받아하면 그런 의도가 아니라며 예민한 사람취급하면서 한 단어에 꽂혀서 달려드는 사람들.

맞춰주기만 바라고, 어떤 갈등이든 어떤 문제든 그리고 본인이 불리하거나 듣기 싫고 하기 싫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회피부터 하고 자신의 잘못을 상대에게 뒤집어 씌우고 상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면서 본인에게 뭐라하면 불같이 화내며 끝을 보여주는 가족들의 인성에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이다.


단호하게 마음을 닫았다가도 내 마음을 계속 노크하면 마음이 약해지는 나는 지속된 아빠의 연락에 마음이 열렸다. 물론 여전히 다시 돌아가진 않을까, 또 사랑을 주다가 말아버리면 어떡하지, 또 중요한 순간에 어긋나면? 라는 불안과 걱정에 덜덜 떨고 있다.


나는 아빠라도 어느정도는 풀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생각했다.

그러나 무조건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덧붙인 말씀을 들으며 깨달았다.


상담사는 오히려 예전이 불안정했고, 지금이 안정기라고 하며 덧붙인 말에는 이러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가족들의 울타리 안에 있던 내가 나와 내 의견을 말하고, 감정을 표현하면서 싸워오면서도 내 중심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스스로를 지키려는 과정을 거쳐온 나. 수용해주지 않는 가족들을 보면서 또 상처를 받으면서도 끝끝내 나를 지키고 분리하려고 했던 나.

가족들의 말과 편견에 진짜 나는 그런가보다 하며 나조차 인정하지 않고, 자책하고 위축되어 있고, 생각과 감정을 억압하던 예전이 오히려 불안정했다. 라는 메시지로 들렸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상담사는 내게 그동안 잘 걸어왔다고 말해줬다.

난 그 말에 감동을 받으며 허투루 보낸 게 아니었네요 라고 말했다.


그 말은 단순히 핑퐁의 대화를 넘어서서, 내가 나한테 건넨 말이었다.


현재 벌어진 내 상황만 보면 참...... 참담하지만, 좀 더 넓고 깊게 바라보니 또 한번의 성장이 이루어진게 보였다. 가슴 한 켠은 텅 빈채 남아있지만, 더 단단해졌다.


스스로에게 고생 많았다 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