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01
예전에 정리해두었던 독서감상&요약본을 다시 정리하기
드라흐텐에 있는 라바이플라인은 네덜란드 교통 조사원 출신의 기술자 한스 몬더만(Hans Monderman)이 설계했다. 그는 1970년대 발생한 교통사고를 조사하는 동안, 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잘못된 교통 시스템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몬더만은 이렇게 얘기한다. “도로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청신호가 들어오면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마치 로봇처럼 달려갈 뿐 주변 상황에는 별로 신겨 쓰지 않는다. 노면 위의 신호는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그래서 이러한 신호를 보느라고 양옆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이 위험 요소를 보지 못한다. 적신호는 위험 요소를 살피면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빼앗아 버린다. 몬더만은 이렇게 말한다. “교통신호로 넘쳐나는 넓은 도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세요. 빨리 지나가세요. 우리가 모든 걸 관리하고 있으니 안심하세요.’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메시지입니다. 교통관리 전문가들의 고질적인 문제는 도로에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항상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추가가 아니라 제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몬더만은 교통관리 전문가들이 마치 배관공처럼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배관공들은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항상 파이프의 크기를 확장한다. 하지만 도로의 너비만 확장하는 경우, 운전자들은 애초의 도로 설계 대신 ‘신호’에만 의존하게 된다.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 박세연 p 93-94
이 이야기는 비디오 대여점의 문제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첫째, 우리는 스스로의 편견으로 즉각적인 결론을 만들어 낸다. 즉,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디어에만 주목한다. 하지만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의 기반을 이루는 제한 조건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조건의 반경 속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조건을 무시하는 편이 더 편리하고 정신적으로도 덜 힘들기 때문이다. 당신은 ‘왜’ 사람드이 테이프를 되감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얼마나 오래 생각해 보았는가? 나는 몇 년 동안 사람들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관찰하고 나서야, 극히 일부만이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답을 먼저 정해 두고 나서 거꾸로 조건을 대입하는 순서를 밟았다.
둘째,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우리는 주어진 과제에 또다시 무언가를 ‘추가’하는 함정에 빠진다. 무료 대여권을 주거나, 벌금을 부과하거나, 알림 문구를 부착하고, 되감기 기계를 설치하는 것 등 위에서 살펴보았던 열 가지 해결 방안 중 많은 항목들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우리는 항상 먼저 실행하려고 한다. 그 결과 “이미 쓸모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만다. 그리고 결국 기존의 방법과 비슷한 아이디어들밖에 내놓지 못한다. 앞으로 사무실이나 호텔방에 올라가기 위해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당신이 이미 눌러놓은 버튼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다시 눌러 대는지 관찰해 보라. 우리는 비디오 되감기에 대한 문제에 대해, ‘그만두기’ 접근 방식의 관점에서 기존의 바업이 왜 쓸모가 없었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당신은 이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 보았는가? 이 문제를 간과하면 결코 최고의 해결책에 도달할 수 없다. 이러한 고민 없이는 전체적인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할 수 없을 뿐더러,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더욱 복잡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테이프는 반납 전에 완전히 되감아야 한다는 가정도 우리 두뇌의 채워 넣기 기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하지만 반납하기 ‘전’에만 되감아야 한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이는 비디오를 수차례 빌려 보는 동안 우리의 두뇌가 채워 넣기 기능을 통해 패턴을 고착화 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두뇌가 곧장 결론으로 뛰어들거나 채워 넣기 기능을 실행함으로써, 즉 두뇌가 적극적으로 ‘헹위’함으로써 어떻게 우아함으로부터 멀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다. 우아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근본 원일을 고민함으로써 기존의 가정과 편견을 없애야 한다(편견과 가정 또한 두뇌의 즉각적인 행동에 해당한다).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p.24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