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기록

클리프 아이잭슨 <왜 같은 형제인데 성격이 다를까>

독서기록 #08

by 엘사

* 서술 시점은 2014.08.06 입니다.


왜 같은 형제인데 성격이 다를까 The Birth Order Effect
클리프 아이잭슨, 크리스 래디쉬 지음 / 김진 옮김


책을 시작하기 전에, 심리학분야의 책은 근래에는 그다지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모든 일을 그것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도 있고, 어쩐지 시류에 편승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조금 뜸하게 읽었다. 아마 이 책은 우리팀 시니어분이 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읽지 않았을 수 있다.

목차는 요렇다.


1. 출생순서로 나와 상대의 성격을 읽는다

2. 첫째는 세상의 모든 첫째와 연결된다

3. 출생 순서에 따른 기본 성격과 심리

4. 왜 같은 형제인데 성격이 다를까?

5. 혼자라면 두려울 게 없는 외동자녀

6. 빼앗긴 관심을 되찾으려는 첫째

7.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 둘째

8. 강한 척, 태연한 척, 외강내유 셋째

9. 성공하면 성숙해진다고 믿는 넷째

10. 부모의 성격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11. 나에게 맞는 심리적 출생 순서는?

12. 나는 몇째와 결혼해야 행복할까?

13. 출생순서에 따라 자녀 교육법도 다르다

14. 성격, 어떻게 극복할까?

15. 작은 센스가 인간관계를 바꾼다


개인적인 감상부터 적자면, 첫째 챕터에서는 책 한구절 한구절을 보면서 걸어다니면서 울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루룩 읽을 때, 교통카드를 찍으면서도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는데 종이쪼가리 몇 줄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둘째 챕터를 읽으면 동생에게 미안해졌다. 셋째 챕터에선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르고 넷째에서는 어머니의 수고로움이 떠올라 버거웠다.


첫째에게 가장 중요한 일생의 미션은 둘째에게 빼앗긴 관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사실 마음 아픈 부분이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어렸을 때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나 혼자 있을 때 찍은 사진과,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동생과 함께 찍었을 때 나의 표정은 썩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동생은 엄청 좋아한다. 어릴 때는 정말 미스테리다 싶게 표정이 이상하다. 카메라를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면 동생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지금도 동생의 표정은 어렸을 때의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에 나왔던 것처럼 ‘내가 이러면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다’ 라는 두려움이 너무 심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고 며칠이 지나서도 머릿속에서 그 내용을 곱씹어보았다. 아빠어디가를 보다가 ‘캠프에 간 아이들’이라는 말을 듣고 떠올려보았다. 꼬마때 어지간히 캠프같은 데를 갔었다. 그 때도 난 어딘가 불안하고 불만스러워보였다. (이쯤되면 그냥 사진을 못 찍는 걸 수도 있다) 켜켜이 옆에 누워서 잠을 잘 때면 양쪽에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어느 쪽을 보고 잘 때 잠버릇이 있으면 얘가 날 싫어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지? 그럼 좀 더 친한 애쪽을 보고 자야겠다.’ 이게 미취학 아동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었다.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이건 솔직히 부정할 수가 없다. 남의 인정을 받기 전에는 스스로 잘했어도 잘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이게 그렇게 생겨먹은 성격이다. 때문에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같이 하고, ‘오 너 이거 잘하네’ 해야 잘한다고 성립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뭔가를 ‘잘 한다’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을 하고 그러다보니 굉장히 피곤하게 살게 된다. 이건 몇년전에 지적받은 뒤로는 스스로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중이다.



사실 이 책을 다 보고 난 후에의 쾌감은 그 부분이다. 내가 이상하고 내 성격이 비뚤어진게 아니라, 세상에 수만가지의 첫째들은 그럴 수 있고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라고. 힘들었던 것은 너뿐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많다는 게 좋았다. 이 책을 아마 외동인 사람, 둘째인 사람, 등등이 본다면 또 다를 수 있다. 나를 울렸던 챕터 말고 다른 곳이 더 가깝게 다가올 수도 있다. 종종 어느 시점에 이르면 이런 말로 다독여줄 사람이 필요하다. 출생순서에 따른 심리학이라니, 두고두고 보아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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