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밥이 되고 싶다.

by elsewhere

오늘의 추천 노래: Impossible - RIIZE


내 삶은 순탄했다.


대학교도 큰 노력 없이 붙었다고 생각한다. 내 실력에 맞지 않은 좋은 곳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졸업도 쉽게 하고, 아르바이트도 지원하는 족족 붙곤 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으니 세간의 부러움은 다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한 후, 나는 스펀지밥을 부러워하게 되었다. 조금 뜬금없긴 하다. 그런데 스펀지밥이야말로 좋은 동료들과 거의 평생직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일하고 있으니 부러울 수밖에. (나는 스펀지밥이 직장에 가는 걸 즐거워하는 게 제일 부럽다!) 나는 사회생활에 버려지듯이 나오다 보니 패배의 쓴맛을 제대로 느꼈다. 넣는 입사 지원서 족족 낙방이었기 때문이다. 문득 스펀지밥은 어떻게 게살버거집에 취뽀한건지 궁금해졌다. 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가 갈 곳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여러 군데의 회사를 다닌 결과 느낀 건... 그냥 한 회사만 쭉 다니는 게 나았을걸 하는 생각이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하다 보니 정작 면접 가서는 자랑할만한 경험거리를 못 찾겠더라. 열심히 살아왔는데 정말 열심히 살기만 하고 경력을 쌓지 못했다. 아쉽긴 하지만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앞으로 명심하고 잘 살아야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다 다가올 면접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으니 여기서라도 한풀이한다. 나는 알고 있다. 결국엔 어느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게 될 것이라는 걸.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스펀지밥도 일하고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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