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노래: IYKYK - 아일릿(ILLIT)
오늘 지하철역에서 한 외국인 여행객 부부를 도울 뻔한 일이 있었다. 개찰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부부에게 내가 잠깐 기다리라고 한 뒤 역무원분께 해결방법을 물으러 갔다. 그사이 부부는 문제가 해결되어 개찰구를 나올 수 있었다. 개찰구 출입구가 뻑뻑한지 세게 돌리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고 한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어릴 적 유치원 같은 데서 주는 칭찬스티커를 받은 느낌이었다. 내가 실제로 도와준 건 없는데 말이다.
남을 도와준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예전에 잠시 봉사활동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봉사활동을 단순 재미로 하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게 바로 나였다. 업종은 가리지 않고 다녔던 것 같다. 남자들만 바글바글한 이사현장에 봉사하러 간 적도 있었다. (나는 겁이 없었나 보다!) 얼마나 봉사활동을 해댔으면 이런 거 많이 해봤냐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다 너무 좋은 기회로 자주 가던 한 장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나는 평소와 같이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갔다. 유니폼을 건네받은 나는 분류작업을 진행했고 일이 고돼도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기분 좋게 일하고 있었다.
한참 지나고 나니 일이 모두 끝나있었다. 나와 같이 봉사하던 봉사자분, 이렇게 둘이서 책임자분을 찾아다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책임자분이 없었다. 그래서 직원분 아무나 붙잡고 책임자분의 행방을 물으니 아니 글쎄 점심을 먹으러 가서 한동안 안 올 거란다. 우리는 이제 집에 가야 되는데?
그 직원분은 우리를 위해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하셨고 그렇게 우리는 책임자분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분의 점심시간(이자 우리의 점심시간이 될 수 있었던 시간)이 끝나 돌아왔을 때는 이미 기다리느라 지쳐있었다. 그는 "유니폼 벗고 그만 가세요"라는 말을 매정한 말투로 내뱉었다. 순간 이게 봉사활동인지 돈 받고 하는 단기알바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정말 자주 가던 그 장소는 이제 더 이상 안 가게 되었다. 나도 손님이었음을,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환경이 달리 보인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글을 쓰다 보니 한풀이가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