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 좋아하는 물건들과 살고 있나요?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평범하지 않다면 평범하지 않은 2020년 9월의 어느 날이었어요. 여느 날처럼 따뜻한 보리차를 끓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지요.
커튼을 젖히니 날씨가 좋은 날이네요. 빨래를 하면 빨래가 보드랍게 제 속도대로 잘 마를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수건보다 조금 더 도톰한 발매트를 빨아도 잘 마를 것 같은 그런 날이에요. 세탁기가 빨래를 다할 때까지 집에 있을 것인가, 잠시 생각한 뒤 욕실 앞 발매트를 빨기로 했어요.
여러분은 욕실 문 앞에 맨발이 닿았을 때 촉감이 좋은 발매트가 있으신가요? 외출하고 돌아와 손과 발을 빠르게 씻고 주방으로 어서 복귀해야 할때라든지, 지친 어느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목욕 수건으로 온몸에 물기를 톡톡 닦은 뒤 뜨거운 김이 가득찬 욕실 문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발을 딛을때라든지. 모처럼 길게 목욕을 하고 있는데 식구 중에 한명이 '엄마,' '여보 뭐해~ 빨리 좀 나와~'라고 했을라 치면 '(아니 욕실에서 뭘하겠냐고요)으이그 그래 간다, 가' 투덜대면서 나올때 조차도 이 촉감은 늘 작은 선물이 되어주었다는 것을.
그 매트는 다른 소재보다도 반드시, 반드시 면이어야 해요. 발을 씻은 다음에 발매트를 밟으면 한 번에 발에 묻은 물기를 부드럽게 흡수해 주면서도 적당히 폭신한 느낌마저 동시에 주는 그런 발매트요.
디자인과 재질도 중요해요. 발매트는 집에 들어와서 바로 보이고 오가며 눈에 잘 뜨이기 때문에 눈에 거슬리지 않는 유행을 타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이 좋은 것 같아요. 확신할 수 있냐고요? 네. 제 오랜 발매트 덕후 인생을 거쳐 조언드리는 것이니 속는 셈 치고 한번 믿어보셔도 좋아요.
고백하건대, 발바닥에 닿는 촉감은 좋지만 연두색과 핑크색 조합의 페이즐리 무늬가 너무나 화려한 그런 발매트를, 멀쩡한 발매트를 버린 적도 있다니까요! 그 발매트는 바닥에 오돌토돌한 미끄럼 방지 디테일도 있었는데 말이죠.
재질과 디자인, 두께까지 말씀드렸는데 여러분은, 지금 그런 발매트가 있으신가요? 네. 저는 그런 그레이 발매트가 있답니다. 안방 욕실에 하나 거실 욕실에 하나. 가끔 그 감촉이 너무 좋아서 이 호텔식 발매트가(판매 홍보글에 그렇게 표현되어 있었어요, 호텔식 발매트) 닳거나 찢어져서 더 이상 이 촉감을 느끼지 못하면 어떡하지?
비슷한 제품은 있어도 조금 얇다던지, 이런 순면의 감촉이 아니라서 밟을 때마다 매번 '전에 것은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상품밖에 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앞서 할 정도로요.
그래서 지금은 짱짱하지만 혹시 모를 그때를 대비해 판매자가 판매를 할 때 두어 개 미리 사두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러다가 아니다. 그것까지는 좀 오버야 혼자 픽 웃으며 발매트가 잘 있나? 힐끔 바라보기도 했어요.
그 정도로 촉감이 좋은 발매트는 하루 종일 시달렸을 발을 위로해주고 우리 가족의 거친 발을 보드랍게 감싸주고, 그래서 참 보드랍다 미소 짓게 하는 맛이 있어요. 그러다 보면 힘들어도, 세상은 아직 견딜만해.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만들어줘요.
발매트 하나에 저의 이런 생각까지는 오바라고요? 여러분은 아직 적당히 보송하면서 포근한 발매트가 없으신 분들이 시군요. 추워질 겨울이 오기 전에 '보드랍고 도톰한 발매트' 하나 장만하시는 건 어때요? 발매트 하나가 일상을 충만하게 만들어 줄 수 도 있어요. 발매트 덕후 생활 10여 년인 제 말이니 속는 셈 치고 한번 믿어보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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