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관하여

가사 속 인물이 되어서 쓴 일기

by 이은수
윤지영 - 문득

오늘 오래된 것을 버렸다. 거기에 오래 만난 너도 포함된다. 다 버리진 못했다. 낡아도 버리면 안 되는 것이 있고 낡아서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다. 우리가 가진 마음들, 그 옆에 엉키고 붙어 오는 것들과 함께.

우리가 영원할 줄 알았다. 잠깐 영원했을까. 나는 항상 영원 앞에 어떤 어떤 부사가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영원, 잠깐 영원, 거의 영원. 그것도 어딘가 마이너스의 기운을 띄는 부사들이. 그런데 그렇다면 내가 영원한 마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비에 젖고 싶다. 하늘이 흐리고 공기는 눅진하다. 볕에 마를 수 없다면 덜 젖기보다는 흠뻑 젖어버릴 거다. 모든 게 젖는 세상에 가보는 걸로 내 마음과 타협했다. 바다. 얕은 곳에도 앉아버리니까 흠뻑 젖을 수 있었다. 오늘이 다시 와도 나는 버린 것들을 또 버릴 거다. 근데 마음이 이상하다. 나는 무엇을 바란 걸까.




*노래를 틀고 같이 읽어 주셔요!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