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by 이은수

Good Goodbye

한 달째 화사의 신곡을 계속해서 스트리밍 하고 있다. 뮤비도 자주 봤지만, 노래 가사가 너무 취향이라 처음 나올 때부터 꽂혔다. 청룡영화제 이후 더 화제가 되어 현재는 멜론 1위다. 모두들 박정민에 푹 빠져 있다. 내 알고리즘을 지배하는 거 보면 나 또한 그런 듯하다.


좋은 이별에 대한 노랜데 나는 좋은 이별을 한 적 있나 되뇌게 되었다. 없는 것 같다고 느꼈지만, 다들 어떤 의미로든 나를 성장하게 해 줬으니 결과적으로는 좋은 이별인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고 x들이 나를 붙잡지 않고 전부 후련하고 매정하게 돌아서서 섭섭할 적도 있었다.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x가 재회 연락이 오기도 한댔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흐지부지하게 사귀었다 헤어졌다, 관계를 이어간 적은 있어도, 진지한 이별 후에는 말 그대로 끝이었다. 완전 끝.

돌이켜보면 그래서 다행인 것 같다. 나는 미련을 잘 못 버리는 성격이니까, 연락이 지속되었더라면 최악의 이별을 경험했을지 모른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안 사귀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사이. 내 옛날 악몽 리스트에 그 비슷한 게 있었다. '흐지부지한 재회 내용'. x에게 연락이 와서 다시 만났는데, 일주일간 답장이 없는 거다. 역시 헤어진 건가 싶을 적에 다시 연락이 왔다. 그러다 또 며칠간 연락이 안 되었다. 최악이었다. 그런 꿈이 현실로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여하간 사귀는 기간 동안 확실히 사랑을 나눴으니 된 거다. 그래서 미련은 남지 않고, 추억만 남게 된 것이 아닐까. 이제 예쁘게만 추억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좋은 이별을 한 게 맞는 것 같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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