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그라인더를 자주 잡는다. 잡는 법도, 날을 넣는 깊이도 사람마다 다르다. 몸에 익숙한 자세로 그라인더를 잡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날 너무 넣지 마. 살살 잘라." 사장님이었다.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불꽃이 튀었다. 추위는 잊혔다.
곧바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날 좀 더 넣어라. 힘줘서 빨리 좀 잘라." 팀장님이었다. 손에서 그라인더를 내려놓았다. 새로 들어온 형이 그라인더를 잡았다. 불꽃이 튀었다. 자세가 나와는 정반대였다. 가슴 아래서 한마디가 빠르게 올라왔다. 입 밖으로 나오기 전에 이를 꽉 물었다.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라인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 외쳤다. "야,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그라인더는 다시 돌고 있었다. 빈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