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by 남은불

환기 시설 수리 요청이 와서 현장에 왔다. 점심시간이라 병원 복도 의자에 잠깐 앉아 있었다.

휠체어 한 대가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 안내문이 떨어졌는데요. 버려야 하나요." 할머니가 말했다.

"뭐라고요." 간호사가 걸어오며 말했다.


'가까이 가지 마시오'


할머니는 바닥에 떨어진 안내문을 가리켰다. 간호사가 허리를 반쯤 숙이면 닿을 거리였다.

"청소 아줌마가 떨어트린 것 같네." 할머니는 간호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청소 아줌마가 한 거니까 알아서 하겠죠. 저 힘들어요." 간호사는 돌아갔다.


휠체어 바퀴에 손이 올라갔다. 종이 앞까지 다가갔다.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내 오른쪽 무릎이 앞으로 나갔다. 엄지발가락이 안전화 끝을 꾹 눌렀다.

할머니의 손가락이 떨리며 종이에 닿았다. 휠체어는 유리창으로 향했다.


안내문은 제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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