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초

by 남은불

일주일간 지방에서 숙식한다.


"오늘 몸이 안 좋은데."


사장은 출발하기도 전에 어깨를 주물렀다.

점심 이 다 되어 현장에 도착했다.

바람이 차가웠다.

이번엔 내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뭐 해. 사다리 빨리 내려!"


그는 내 눈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이쪽 라인부터 잡아갑시다."

"전산볼트 자르고, 배관 준비하고, 함마 좀 쏴."

말이 겹쳤다.


발이 멈췄다.

침을 삼켰다.

고개를 돌렸다.


"하나씩 시키세요."

순간 조용해졌다.


"일하기 싫어? 사람 널렸어!"

시선이 몰렸다.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

"작전은 실패해도 보초는 실패하면 안 되잖아."


발바닥으로 사다리를 밟았다.


반대편에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씨발. 그냥 우리 갈게요!"


몇 사람이 공구를 내려놓았다.

보초를 서자던 사람이었다.


사장이 걸어왔다.

"내 성격 알잖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얇고 긴 담배를 물었다.

연기가 눈을 찔렀다.

말보다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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