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일기

by 남은불

2026년 2월 6일

저녁 삼겹살 소주.

술잔이 채워졌다.

나는 고기를 구웠다.


2월 7일

저녁 곱창 소주.

병이 비워질수록 말이 짧아졌다.

그들은 서로를 형 동생이라 불렀다.

나는 콜라를 채웠다.


2월 8일

저녁 족발 소주.

빈 잔이 몇 번 내 앞에 놓였다.

끝까지 자리에 남아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2월 9일

저녁 먹지 않음.

유튜브를 틀고 자는 옆 사람.

코 고는 소리가 방을 채웠다.

나는 눈을 뜨고 있었다.


2월 10일

저녁 먹지 않음.

한 사람이 왜 안 먹냐고 물었다.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하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를 집었다.


2월 11일

아침 콩나물국밥.

국물만 떠먹기 바쁜 사람들.

그릇을 다 비운 사람은 나 혼자였다.

내 젓가락 소리만 울렸다.


2월 12일

집으로 돌아왔다.


작업복을 벗었다.

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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