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숙소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작업복을 벗고 뜨거운 물에 몸을 기대었다.
귀에 남아 있던 소음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머리를 말리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았다.
자연스레 눈이 감겼다.
사장 얼굴, 사람들 눈빛,
술이 빠지지 않는 저녁 식사,
사다리를 밟았던 발바닥의 감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몸이 식었다. 다시 판사복을 입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 혼자 남았다.
사무실 문 앞에서 서성이다 문고리를 잡았다.
손이 차가웠다.
문을 밀었다.
검은 의자에 앉아 있는 사장이 보였다.
그는 내 얼굴을 한 번 보고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옮겼다.
목구멍이 먼저 움직였다.
사장의 귀를 보며 말했다.
"더 이상 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는 잠시 눈이 흔들리더니 갈색 지갑을 열었다.
오만 원권 몇 장을 꺼내 들었다.
"다시 생각해 봐."
지폐 몇 장이 내 손에 닿았다.
입술이 움찔거렸다.
어깨가 잠시 느슨해졌다.
귀 안에서 소음이 다시 울렸다.
"사람 널렸어."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니요."
문을 닫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손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지폐를 주머니에 넣었다.
바람은 아직 겨울이었다.
휴대폰을 꺼냈다.
전화 한 통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