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눈이 빨갰다.
차가운 커피를 들이켰다.
같이 일하는 사람은
나보다 열네 살 많았다.
경력은 짧았다.
작업을 마치자 다른 현장에서 연락이 왔다.
야근이었다.
배관을 뜯어 새롭게 교체해야 했다.
사다리에 올라 배관을 내리려 했을 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저쪽 가서 할게."
"이걸 혼자서 어떻게 내려요.
지금 이게 더 급한데."
그는 눈을 피했다.
그래도 사다리에 같이 올랐다.
새 배관을 맞춰 보았다.
전혀 맞지 않았다.
"하."
"형님이 알아서 하세요.
저 그냥 들어갈게요."
그의 손이 떨렸다.
현장은 이미 어두웠다.
사다리에 다시 올랐다.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 몰라. 이 정도면 문제는 없어."
연결 작업을 마무리했다.
사다리에서 내려올 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현장 관리자였다.
가슴에 검은 보온재가 달라붙었다.
숨이 막혔다.
투.
투두둑.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