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짜 연결되는 시간은, 지금이에요
친구가 물었다.
“어떤 카메라가 좋을까?”
나는 머릿속에서 카메라의 종류를 떠올리며 침을 튀어 가며 설명했다.
왜 사진을 찍으려는지?
예산은 얼마인지?
무엇을 촬영하려는지?
종이에 표를 그려가며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친구의 핸드폰이 울린다.
잠시 멈춰서 받는 전화.
몇 분간 이어진 통화 내용은 금요일 저녁 외식 메뉴를 정하자는 제수씨의 전화였다.
"그래서 너라면 어떤 카메라로 사겠어?"
나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내 설명은 이미 흐름이 끊겼고, 열정은 반으로 줄어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차 한잔 하자는, 예전 팀 동료의 카톡을 받았다.
팀은 바뀌었는데 업무는 늘고, 팀장과의 갈등 때문에 죽을 맛이란다.
동료가 하소연 하는 동안에도 알람은 멈추지 않고 계속 울린다.
대화를 이어가며 답장을 보낸다.
다시 물었다.
“그래서 팀장은 교통 정리를 해준대요?”
“네? 잠시만요... 어디까지 얘기했죠?”
“이전 팀 업무를 놓을 수가 없다고...”
“아, 맞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일할 수는 없다 말했죠.”
개인폰과 회사폰을 번갈아 확인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멀티태스킹 능력.
부럽다.
전화나 메시지가 울릴 때마다, 그게 얼마나 급한 일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되짚어 보면, 대부분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대화 중에 전화나 문자가 오면, 바로 받는 게 맞을까?
아니면 대화가 끝난 후에 용무를 처리하는 게 맞을까?
지인들에게 물으면 의견은 딱 반반.
“대화에 집중해야지, 전화는 다시 걸면 되잖아. 정말 급한 일이면 다시 연락이 오겠지”
“대화는 언제든지 이어 나갈 수 있으니, 급한 일이면 양해 구하고 먼저 처리해야지”
둘 다 일리가 있다.
급한 용무가 생긴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급하지 않은 일.
그리고 내 앞의 대화도, 아주 사소한 건 아니었다.
나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다.
앞 사람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싶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한, 상대가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시계 보는 것조차 삼간다.
테이블 위에 핸드폰도 놓지 않는다.
당신도 그렇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 너무 큰 바람일까?
아님... 혹시 내 핸드폰으로 연락이 안 오는 게 문제?
핸드폰은 울려도 다시 보면 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대화는 다시 오지 않는다.
핸드폰 알림보다 조용히 울리는 대화.
진짜 연결은, 눈앞의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순간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