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아저씨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글은 그를 대신해 아직 살아 숨십니다.
오랜만의 책장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그의 책,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그의 독립적 존재로서 세상을 향한 일갈에 속이 뻥 뚫리면서 동시에 그의 시적 감수성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오랜만에 읽으니 더 와닿습니다. 한 번 훑어보려고 꺼낸 책을 이틀에 걸쳐 열심히 읽고 또 읽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라는 큰 목차로 나눠진 책은, 우리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고, 사계절마다 자연의 생김새가 다르듯 우리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그때그때 내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라 합니다.
세상을 낯설게 보기 - 세상을 보는 관점
그가 가장 처음 하는 이야기는 '세상을 낯설게 보기'입니다.
처음 만나는 듯이 아주 낯선 얼굴로,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쳐다보아야 한다. 낯선 여인이 늘 신비하듯, 낯선 삶이 흥미진진하다.
일상을 낯설게 사는 방법은 뭘까요? 어제의 눈으로 오늘을 보지 않는 것인데,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방법을 모르는 이유는 대단한 방법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처음 만나는 듯이 아주 낯선 얼굴로,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쳐다보면 될걸 뭔가 대단한 방법을 찾았나 봅니다.
"나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삽니다" -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의 말을 소개합니다. "나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삽니다."
멋진 말입니다. 그리고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전 여태 한 번도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본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살면서 시간을 흥청망청 쓴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부터 생깁니다. 그런 저에게 스승님이 회초리를 들고 엄하게 꾸짖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기에 모두 다 걸어라. 실천이 목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지 마라. 실천은 지금을 즐기는 것이다. 즐기지 못하면 목표만 남고 삶은 사라진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 순간을 온전히 소유하기 위한 자발적 속박이
바로 건강한 실천인 것이다.
"나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산다." 그리고 내 삶은 흥겹다.
스스로 고용하는 자 - 일을 대하는 태도
그는 20여 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다가 퇴사하시고 구본형의 변화경영연구소라는 곳을 열고 글을 쓰고 제자를 양성합니다. 그는 직장인에게도 직장인처럼 일하지 말라고 합니다. 직장인으로서도 충분히 한 기업의 기업가처럼 일할 수 있으며, 그렇게 일할 때 일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된다고 말합니다.
몸이 어디에 있든,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현업을 자신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진
직업인은 모두 '스스로 고용하는 자'다.
오직 자신 다운 삶 - 변화를 대하는 태도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자신 다운 삶은 무엇인가는 너무나 추상적인 물음이기에 그것에 천착해 있다면 삶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삶은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매우 구체적인 것이기에 '어떻게 사는 것이 나 다운 삶입니까?'라고 묻는 대신, 그냥 지금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삶의 한 발걸음에 집중하는 것이 유일한 나의 모습을 찾고 갈고닦는 더 나은 방법일 것입니다.
구본형 님도 오직 자신만의 유일한 삶을 살라고 하였습니다.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늘 '또 하나의 점'이 필요하다. 그것도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찍은 '또 하나의 점'이 중요하다. 스스로 찍지 못하면 대개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찍어놓은 곳으로의 이행을 강요당하게 된다. 강요된 스피드로 강요된 곳을 향해 몰려가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원하지 않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삶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바로 이 비자발성에 기인한다.
그리고 보태길,
무엇이든 좋다.
그것이 자신의 유일한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말이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현재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매일 하는 것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요. 저는 매일 하고 있거나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달리기입니다. 매일 아침 3km 러닝을 한지 약 4개월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푸쉬업-스쿼트-플랭크입니다. 푸쉬업 스쿼트 100개 플랭크 1분으로 시작했던 것이 약 8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현재는 400개, 4분씩으로 늘어났습니다. 세 번째는 독서입니다. 매일 한 페이지라도 읽습니다. 네 번째는 30분 산책입니다. 다섯 번째는 명상입니다. 여섯 번째는 끄적이기입니다. 이런 것들은 구본형 님 말씀대로 제가 자발적으로 찍은 점입니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저는 위의 말씀드린 것들은 죽을 때까지 매일 하려고 합니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당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나를 바로 세워야 남을 도울 수 있을까요? 일단 내가 바로 선다는 말은 무엇일까요? 내가 바로 선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내가 옳다는 방식으로 사는 것 정도가 아닐까요? 저는 이렇게 나를 세우고 남을 돕는 것 간의 선후관계가 있지 않을까 전제를 하고 이 문장을 항상 접했습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에 길들여져 있어서 일까요? 구본형 선생님은 내가 바로 서야 하지만 동시에 내가 서고 싶다면 먼저 그 사람을 세워주라고 말합니다.
'내가 서고 싶으면 먼저 그 사람을 세워주어라.' 이런 가치를 믿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불행화 희상 위에 나의 성공을 쌓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과 인생을 함께 했느냐가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떠했는지를 말해주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을까요? 남을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가 가진 것으로 그들의 문제 해결을 돕는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뿐만 아니라 팀의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어디에 있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구본형 선생님은 이를 공헌력이라고 정의하고, 공헌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나누려는 마음과 태도
'선물'의 품질
관계의 깊이를 추구하는 것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남을 도우며, 관계의 깊이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 환영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래의 말이 정말 크게 와닿았습니다.
나의 출현이 사람들의 기쁨이 되게 하자.
내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멋진 선물이 되게 하자.
구본형 선생님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 딱 10년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간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는 10년 전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변하지 않는 모습이 더 좋습니다. 10주년 추모식이 있다는 공지가 올라와있어서 얼른 신청을 했습니다.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다음 글에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