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등하교

by 이현주

1989년


무슨 일인지 첫째 손녀가 씩씩거리며 자전거를 끌고 들어왔다. 복숭아씨에게 떠드는 소리를 들어보니 둘째가 하교시간에 말도 없이 혼자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고 한다. 집에서 10리나 떨어져 있는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오려면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복숭아씨는 수업이 끝나면 꼭 동생과 함께 돌아오라고 일렀었다. 가끔 말썽쟁이 동생은 학교 앞 슈퍼에서 간식을 사 먹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느라 기다리는 누나를 잊어버리곤 했다.


이번엔 얼마나 갈까? 하지만 난 걱정하지 않는다.


연년생인 남매는 사이가 좋다가도 한 번씩 어긋나 버리면 서로 얼굴도 안 볼 거 같지만, 동네 몇 바퀴 뛰어놀고 나면 손 붙잡고 돌아왔다. 나는 그런 점이 아이들의 참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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