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가족들은 벼가 자라던 논에 딸기농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안방에서는 딸기 상자를 접느라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손이 바빴다. 아침해가 뜨고 나면 어른들은 딸기 하우스로 갔다.
그 옆에는 건물 3층 높이나 되는 포플러 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언덕 아래에는 시냇물이 논과 밭 사이를 가로지르며 졸졸 흐르고 있고 햇살이 내리쬐며 은빛 잎사귀를 팔랑팔랑 거리며 눈이 부시게 반짝거렸다. 일하는 어른들은 막둥이를 딸기밭에서 놀리며 키웠다. 심심해하는 아이를 위해 장남은 논에 물을대는 호스로 나무에 그네를 만들어 줬다. 그렇게 호스 그네를 실컷 타고 딸기를 간식 삼아 먹던 막둥이가 돌아오면 달달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또 언젠가 막둥이의 생일 상을 딸기 케이크, 딸기주스, 딸기 과자 등 온통 딸기로 만드는 일도 있었다. 그때가 내 생애 가장 달콤한 향에 취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