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사람들이 말했다. 옛것은 가고 새로운 것이 온다고.
티브이에서 떠들어 대는 소리를 들으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나.
난 그게 정확하게 뭔지 몰랐다.
언제가부터 일순 씨 머리맡에서 재 잘이던 뚱뚱이(브라운관) 티브이 녀석이 사라지고 늘씬한 티브이가 그 자리를 차지했을 때. 그리고 필름 카메라는 어디로 가고 손주들이 방학이면 놀러 와 일순 씨 얼굴에 내밀던 디지털카메라. 많은 것들이 바뀌어 갔다. 그렇지만 안방에 자리 깔고 앉아 가족과 친구들의 소식을 일순 씨에게 전해주며 낭랑한 소리를 내는 유선전화기는 꽤 오랫동안 콧대를 세우며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어느 날엔가 차남이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기를 가지고 왔다. 유선전화기는 조금 토라지려더니 손 전화기보다 자신에게 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는 걸 알고는 그 마음을 풀었다.
앞으로도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며 변화하겠지. 난 조금 더 이 모습들을 지켜보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