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커머스, 미디어 커머스, 그리고…
2019년 tvN은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방영했다. 배우 이나영의 9년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시청률은 크게 높은 수치는 아니였으나 마니아층을 모으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이 tvN을 보유한 CJ E&M은 이 드라마를 통해 일반적인 드라마 마케팅, PPL과는 조금 결이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다. 주연배우들에게 자사 패션 브랜드 CJ 오쇼핑의 상품을 입도록 하고, 이를 바로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획전을 개최한 것이다. 시작은 일반적인 PPL이었지만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홍보 효과를 바로 CJ오쇼핑의 실제 매출로 이끌어낸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간 중 보도자료를 통해 이 기획전의 방문객이 110만 명 이상, 관련 제품 주문액도 50억 원 이상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근래 이렇게 콘텐츠에 커머스, 즉 전자상거래 쇼핑을 결합시킨 콘텐츠 커머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 엠포스에서는 새로운 커머스 트렌드, 콘텐츠 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너무 많은 라이브 커머스, 돌파구가 필요해!
지난해 가장 각광받은 커머스 트렌드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많은 프로님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꼽을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모바일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주소비층이 되고 오프라인 쇼핑이 어려워진 온택트 시대에 맞춰 발전된 TV 홈쇼핑의 진화 버전이라 할 수 있다. TV 홈쇼핑이 여느 TV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정보 제공을 하는 것이 반해 라이브 커머스는 시청자와 댓글로, 채팅으로 소통을 한다. 또 TV 홈쇼핑과 달리 누구나 기획자도, 판매자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연예인부터 일반 인플루언서까지 누구나 라이브 커머스의 진행자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제품 구매에 뜻이 없어도 진행자와의 소통, 즉 라이브 방송 컨텐츠 자체를 즐기려고 찾아오기도 한다.
문제는 라이브 커머스가 커머스 트렌드로 올라서며 하루에도 수많은 라이브 커머스 방송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초반처럼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가 진행을 맡았다거나 제품의 매력만으로는 해당 방송이 경쟁력을 얻기 힏들어졌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유혹할만한 다른 경쟁력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콘텐츠에서 찾은 기업들이 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의 웹예능 '쌍쌍 인비테이셔널'
네이버 쇼핑 라이브는 지난 12월부터 매주 목요일 골프 예능 '쌍쌍 인비테이셔널'을 공개하고 있다. '쌍쌍 인비테이셔널'은 '스타 가족 골프 대회'를 주제로 8쌍의 연예인 및 유명인 가족이 골프 라운딩을 돌며 다양한 모습을 재밌게 예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동시에 방송에 나오는 상품들이 라이브 방송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코너도 있다. 현재까지 총 5개의 예능과 2개의 라이브 쇼핑을 통해 선글라스와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했는데, 2개 제품의 관심군이 전혀 다를 것 같지만 라이브 쇼핑 영상을 포함 7개 영상을 평균 30만 명 정도의 소비자가 시청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채널 알람을 받는 구독자도 36만 명 이상으로 이후 어떤 제품이 쌍쌍 인비테이셔널의 라이브 커머스에 소개되어도 이 정도 규모의 시청자에게 알람이 전송,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
자체 제작 컨텐츠 보러 오세요! 관심 있으시면 상품 구매도 가능!
라이브 커머스를 연계한 경우도 있지만, 가장 많은 기업이 시도하고 있는 형태는 자체 제작 컨텐츠.
한섬(HANDSOME)의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
현대백화점 패션 브랜드 한섬(HANSOME)은 구독자 8,500명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있다. 이곳은 광고 영상, 라이브 커머스 영상 등 한섬의 공식 영상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유튜브 채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한섬이 기획 및 제작한 웹예능이나 웹드라마가 공개되는 채널, '푸쳐핸썸'. 푸쳐핸썸은 구독자가 비공개되어 있지만 간단히 같은 날 공개된 영상의 조회수가 600배, 댓글 수는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만 보아도 푸쳐핸썸의 즐길 수 있는 컨텐츠에 열광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한섬은 푸쳐핸썸을 통해 패션에 관련된 다양한 웹드라마와 웹예능을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데, 다수의 영상은 위의 예시처럼 영상 속의 상품에 대한 기획전으로 바로 연결시키는 링크를 제공한다. 일부 영상은 없기도 한데 그래도 댓글을 살펴보면 영상에 활용된 옷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해당 옷이 예쁘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영상을 통해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 것이다.
이외에도 티몬, SSF샵, SSG닷컴 등 많은 기업이 이처럼 짧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웹예능 또는 웹드라마를 제작해 콘텐츠 커머스에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라이브 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과의 소통이 빠르고 자유롭다'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커머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는 소통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콘텐츠 커머스 마케팅을 하고 있는 기업 중에는 이점을 활용, 콘텐츠 제작에도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소통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오늘의집 유튜브 채널 '오늘의집 인테리어'
바로 인테리어 부문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중 단연 돋보이는 '오늘의집'이 그렇다. '오늘의집'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자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홍보가 아니라 소비자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인테리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좁은 방을 넓게 쓸 수 있는 방법은? 구축 아파트를 적은 비용으로 세련되게 고칠 순 없을까? 반지하 방도 인테리어로 바꿀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보던 감성적인 인테리어는 큰 집에서만 가능할까?
오늘의집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살려 소비자들의 이런 평범한 인테리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콘텐츠로 제작한다. 오늘의집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주제는 주로 인테리어 고민이 있는 신청자의 사연을 받아 해당 공간을 직접 변경해주는 것. 반지하, 낡은 인테리어의 구축 아파트, 작은 원룸, 애매한 복층 공간, 집 안의 좁은 내 방 등 실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컨디션의 방들을 다양한 테마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꿔준다. 당연스럽게도 이렇게 바뀐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제품들은 모두 오늘의집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 구매 링크를 제공한다.
콘텐츠 커머스, 돈도 인력도 필요하네!
"새로운 커머스 트렌드라 그래서 한번 쭉~봤는데, 이거 돈 많은 대기업들이나 할 수 있는 마케팅 아냐!" 싶을 수 있다. 실제로 콘텐츠 커머스가 그렇게 손쉬운 마케팅 전략은 아니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를 위해서는 시간과 인력,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콘텐츠 제작 지원에 꾸준히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올해도 역시 라이브 커머스부터 온라인 콘텐츠 제작 지원까지 소상공인 6만 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참고하자!
여기까지 콘텐츠 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오늘은 바로 콘텐츠에서 구매 전환까지의 흐름을 잘 만들어 낸 기업들의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일부 기업에서는 일회성 상품 판매가 아닌 기업의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 확립을 위해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스'. 토스는 지난해 2월 자사의 성장과정과 기업 문화, 가치관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 공개했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무신사'는 닥터마틴 60주년을 맞아 패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생산자 직거래 플랫폼 '컨비니'는 플랫폼 성격에 맞게 상품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숏폼 다큐멘터리를 스토리로 보여주고 있다. 콘텐츠에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고 각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히 한 것. 또 콘텐츠 커머스를 넘어 문화의 영역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다음 컨텐츠에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들에게 대해서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