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hat GPT가 공개된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AI를 활용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AI는 이제 딱 1년 전 요맘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해내고 있다. 마케팅에서도 카피 라이팅부터 광고 소재까지 다양한 영역에 AI를 적용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추세다. 덕분에 요즘 '최초의' 이름이 붙은 광고, 마케팅들이 많이 보이고 있는데, 진짜 이쯤 되면 못하게 뭘까 싶은 AI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원하는 목소리를 바로 생성
지난 7월, AI를 활용해 만든 브루노 마스의 하입 보이 AI 커버를 소개한 적이 있다. 이는 실제로 브루노 마스가 부른 것이 아닌 가수의 목소리를 AI로 학습시켜 생성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AI 커버가 꽤 화제가 되어 한동안 아리아나 그란데의 예뻤어, 프레디 머큐리의 오르막길 등 실제로는 나올 수 없는 음원들이 쏟아지곤 했었다.
이러한 AI 커버 방식을 활용한 캠페인이 있다. 지난 1월 1일, 2024년의 새해를 시작하며 오비 맥주가 선보인 '축카스(CHUCASS)' 캠페인이 바로 그것이다. 축카스 캠페인은 가수 비비와 댄스 크루 에메트 사운드가 함께한 축하 영상을 메인으로 한 캠페인이었는데, 단순히 이미 만들어진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카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축하하고 싶은 대상과 축하하는 이유를 입력하면 AI를 활용해 입력한 유저가 입력한 대상과 이유를 비비의 목소리로 축하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더불어 최근 틱톡에서도 AI를 활용한 노래 생성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틱톡의 초거대 AI 모델인 '블룸(Bloom)'을 기반으로 한 기능으로, 사용자가 만든 가사 텍스트를 올리면 노래를 만들어주고, 사용자가 장르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이라 음이탈 등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보완이 완료되고 나면 내가 만든 노래로 틱톡 챌린지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재미까지 챙겨주는 콘티 제작
지난해 초 생성 AI를 활용해 광고 카피를 만드는 국내 기업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단순 카피를 넘어 아예 AI가 만든 콘티를 기반으로 제작한 광고도 있다!
지난여름, 닭 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은 재밌는 광고 하나를 선보였다. 제목 그대로 '국내 최초, 인공지능이 써준 그대로 만든 광고'다. 이 광고는 Chat GPT에게 자취생, 아이 엄마, 직장인을 마케팅 타깃으로 한 광고 콘티를 '재밌게' 짜달라고 요청하고 여기서 나온 답변을 그대로 광고로 만들었다고 한다. 사실 Chat GPT가 내놓은 콘티는 타깃으로 설정한 자취생, 아이 엄마, 직장인이 모두 한자리에 차례대로 출연하는 등 어색하고 엉성하기 짝이 없었지만 여기에 액자식 구성으로 이 엉성한 콘티를 바탕으로 찍는 광고 촬영 현장을 보여주며 '재미' 요소를 놓치지 않았다. 최신 트렌드인 인공지능을 활용하되 인간의 노하우가 곁들여진 기발한 광고였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내용 전부를 AI에 맡기지 않더라도 AI를 활용한 스토리보드 제작은 여러분도 쉽게 가능하다! 이미 지난 2022년부터 영상 제작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스토리보드를 AI로 만들어내는 '아이작(AiSAC)'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작은 AI 기반 광고 창작 지원 시스템으로 스토리보드는 물론, 카피 제작, 트렌드 분석, 기존 광고 레퍼런스 확인도 가능하니 꼭 한번 체크해 보시길 바란다.
잠재 고객에게 딱 맞는 제품 추천
AI가 가장 눈에 띄게 바꿔놓은 생태계는 '검색' 분야가 아닐까 싶다. Chat GPT의 공개 이후 구글, 네이버 등 대형 검색 플랫폼들이 연이어 자신들의 AI 검색을 선보였는데, 구글의 Bard는 지금 바로, 네이버의 Cue는 대기 명단 등록 이후 승인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2개 서비스 모두 대화하듯 채팅 형식으로 최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가 검색의 영역을 넘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의 질의에 챗봇 형식으로 대화를 진행, 고객의 상세한 궁금증까지 해결해 주고 궁극적으로 상품 추천 및 구매까지 이끌어내는 방식의 생성 AI 기반 광고 상품 '클로바 포 AD(Clova for AD)'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히며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버의 클로바 포 애드의 시작은 나이키와 함께 했다. 네이버에서 '나이키'를 검색하시면 브랜드 광고 영역 하단에서 '나이키 러닝화 추천해 줘' 등 몇 가지 추가 질문 버튼을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렇게 특정 브랜드를 검색하면 챗봇 형태의 브랜드챗 페이지로 진입, 이곳에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관심사에 들어맞는 제품을 추천, 바로 구매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한다.
더불어 네이버가 네이버 TV를 통해 공개한 시연 영상을 보면 단순히 기업이 보유한 상품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말투를 학습시켜 브랜드가 직접 고객에게 응대하듯 할 수도 있고, 구매를 이끌어내는 상품 추천 타이밍도 상세히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네이버는 새로운 광고 상품에 대해 '스마트한 브랜드 매니저'라고 소개했다. 그 말 그대로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브랜드 매니저를 만나야 할 수 있던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도록 한 광고 상품인 것이다.
A부터 Z까지, 완전한 광고 제작
이미지와 영상은 이미 한~참 전부터 거기다 스토리 구성, 콘티 제작, 보이스 생성까지 다 가능한데, 이쯤 되면 광고를 못 만드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이미 지난 6월, 삼성생명이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 '좋은 소식의 시작'은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와 배경음악이 AI로 생성되었다고 한다. 보험을 떠올리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통념을 뒤집고자 희망찬, 긍정적인 이미지와 음악으로 구성된 이 영상은 업계 최초 AI 제작 영상으로 공개 직후부터 언론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초에도 영상의 모든 영역에서 AI가 활용된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 공개되었다. 롯데가 지난 1월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신년 광고 영상 '2024년, 당신의 태양은 새롭게 경이롭게'는 광고 영상의 '카피부터 슬로건, 이미지, 편집, 음악 및 보이스'까지 전부 AI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AI를 활용한 여러 광고와 캠페인, 새로운 광고 상품까지 살펴보았다. AI가 활약하는 영역이 빠르게 늘면서 근 시일 내에 많은 마케터들이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참 많다. AI가 능력이 뛰어나고 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임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체될 수도 혹은 뛰어난 어시스턴트를 갖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