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엑스 UX팀의 퍼소나 스터디
플러스엑스 UX 팀은 올해부터 팀 내 UX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PlusX만의 디자인 방법론을 정립해나가는 중입니다. 그 두 번째 주제였던 퍼소나 스터디를 진행했던 방식과 몇 가지 인사이트를 공유하려 합니다.
* 이 글은 UX팀 공식 미디엄에서 발행되었습니다.
퍼소나(persona)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다양한 사용자를 실제로 관찰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만드는 전략적 가상의 인물을 말합니다.
퍼소나는 우리가 디자인할 제품/서비스의 사용자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툴이며, 퍼소나를 통해 사용자의 행동, 생각, 목표 등을 깊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획을 다루는 분야의 과를 전공하셨다면 학교 수업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고 또 직접 만들어 본 적도 있을 텐데요, 대부분은 제대로 된 사용자 조사에 근거하지 않고 데스크 리서치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인구통계학적 프로필을 작성하여 퍼소나라고 발표하기 때문에 저만 그랬나요..ㅎ 퍼소나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디자인 방법론을 살펴보면 퍼소나를 매우 강력하고 중요한 전략 설정의 툴로 소개하는데요, 저희가 교재로 선택한 About face4에서도 실질적인 퍼소나 제작 방법보다는 퍼소나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라떼는 말이야를 방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랄까...
제대로 만들어진 퍼소나는 여러 명의 실제 사용자 그룹의 행동 패턴과 동기를 관찰하여 디자인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사용자 전형을 대표하는 한 명의 인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실무자들은 잘 만들어진 퍼소나를 통해 우리 제품/서비스의 사용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인지하며, 사용자에 대한 공통의 공감대를 가지고 감정 이입할 수 있게 됩니다.
1. 디자인 방향과 제공해야 할 기능에 대해 구성원들과 쉽게 합의할 수 있습니다.
퍼소나를 통해 사용자의 특성과 니즈에 대한 공통적인 공감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퍼소나 없이 제품/서비스를 디자인하다 보면 비즈니스적인 관점에 치우쳐 사용자는 배제된 제품이 나오기 십상인데요, 퍼소나를 이용한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디자인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퍼소나의 입장에 이입하여, 과연 디자인이 올바른지 고민해봄으로써 디자인 의사결정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4. 예외적인 사용자 군에 몰입해 시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인 사용자 군이라 함은 극단적 사용자와 제품을 개발, 디자인하는 실무자 본인을 말합니다.
극단적 사용자는 간혹 일어날 수 도 있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극단적 사용자를 고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극단적 사용자에 집착하여 타겟사용자 니즈의 우선순위를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퍼소나를 통해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사용자는 누구인지, 극단적 사용자는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실무자도 사람이기에 종종 본인 중심으로 기능의 우선순위를 정해버리는 실수를 하곤 하는데, 실무자가 타겟 사용자군 안에 든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용자는 배제된 체, 내가 쓰기 편한 제품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실무자는 ‘나라면 어떻게 할까’ 보다는 ‘우리의 퍼소나인 다혜는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질문을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던짐으로써 본인 중심의 디자인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퍼소나는 대변된 사용자의 목소리다.
퍼소나를 단지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을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만 사용하기보다는사용자의 행동과 목표, 성격 그리고 그들이 느낄 어려움과 고통을 상상해보고 그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태도를 가져보자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이정주, 이승호 저-
강력한 퍼소나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 퍼소나를 적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정밀한 사용자 관찰/인터뷰 없이는 제대로 된 퍼소나가 도출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나 환경의 제약상, 퍼소나 없이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저희 UX팀 구성원들도 이번 스터디를 통해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퍼소나의 개념을 하나로 정리하고 어떻게 하면 실무에 효율적으로 퍼소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퍼소나 워크숍 진행 과정과 저희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Session 1~2. 퍼소나 개념 정리
session 3. 사용자 인터뷰
session 4. 키워드 도출 및 분류
모두가 UX 실무자이긴 해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론적 이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세션에서는 About Face4를 주 교재로 다시 한번 이론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각자 리서치를 통해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페르소나 관련 아티클이나 책을 읽고 공유하거나, 실무에서 퍼소나 방법론을 적용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에 걸쳐 이론을 재정립하고 세 번째 세션부터는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퍼소나 작성의 초석이 되는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스터디 시간 관계상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팀원 일부가 미리 작성해온 사용자 인터뷰지를 가지고 서로 인터뷰이가 되기도 하고 인터뷰어가 되기도 하는 사전 사용자 인터뷰 방식으로 대체하여 진행했습니다.
퍼소나 스터디의 주제를 국내 OTT 서비스 사용자로 잡았었는데요, 다행히 UX 팀 팀원이 OTT 서비스 라이트 유저부터 헤비 유저(a.k.a. 덕후)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인터뷰 세션을 거치면서 팀원 모두가 동의한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1. 사용자 인터뷰 실시 전, 질문지를 작성한 사람이 인터뷰이가 되어보자.
2. 사전 내부 인터뷰를 통해 질문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후, 실제 사용자 인터뷰를 실시하자.
질문지 작성자는 사용자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꼼꼼하게 질문지를 작성해야겠지만 머리만 싸매고 있는 것보다는 역으로 질문을 받는 인터뷰이가 되어서 역지사지해보는 것이 질문지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 또 내부 사전 인터뷰를 통해 대답하기 모호하거나 어려웠던 부분, 혹은 이전 질문 때문에 선입견이 생겨 다음 질문에도 영향이 갔던 질문 순서에 대해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면 실제 사용자 인터뷰는 보다 더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에 관해서는 첫 번째 스터디 주제인 사용자 인터뷰를 소개한 미디엄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생각을 캐내는 방법 1부 |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
생각을 캐내는 방법 2부 | 사용자 인터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지난 세션에서 사용자 인터뷰 내용을 팀원 일부가 미리 정리해오고,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별 키워드를 도출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정리된 인터뷰 내용을 함께 보면서 인터뷰이 별 키워드를 도출하고 도출된 키워드를 어떤 변인에 따라 분류할 것인지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분류 변인은 두 번째 세션에서 Jungbin님이 공유해주신 'Persona Spectrum'아티클을 참고했습니다.
토론 끝에 OTT 서비스 소비 정도를 핵심 행동 변인으로 두고 하위 변인으로는 소비 장소, 유료 결제 정도, 작품 선택 기준, 소비 패턴, 여론 의존도, 유료결제 지출 패턴에 따라 도출한 키워드를 재 분류해보았습니다.
step1. 사용자 인터뷰
step2. 인터뷰이 별 핵심 키워드 도출
step3. 행동 변인 도출
step4. 행동 변인에 따른 키워드 재분류
여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페르소나 작성을 위한 데이터를 모아보았는데요, 두 번의 퍼소나 실습 세션을 거치면서 느낀점들을 팀원들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인터뷰 결과는 정리하지 말자.
인터뷰이 별 키워드 도출 세션에서 시간상의 제약으로 일부 구성원이 미리 정리해온 인터뷰 요약지를 바탕으로 키워드 도출을 진행했었는데요, 요약이 된 인터뷰지는 요약자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그러다 보니 인터뷰이의 원래 의도를 놓치고 생뚱맞은 키워드를 도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워크숍에서는 인터뷰이 당사자가 함께 있었기에 ‘어? 저는 그런 의미로 했던 말이 아닌데요?’
라고 브레이크를 걸 수 있지만, 실무였다면 사용자의 의도를 곡해한 키워드를 도출했다는 것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키워드를 도출하는 인원 전체가 raw data격의 인터뷰 결과지를 읽어보고 사용자가 의도한 행간을 파악해야 합니다.
2. 행동 변인에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명확히, 변인에 대한 부연 설명을 적어두자.
토론을 거쳐 도출된 변인이기는 하지만 모호한 용어를 쓴 경우, 구성원 간의 이해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변인을 ‘소비 정도'라고 했을 때, 콘텐츠를 소비하는 양에 대한 것인지, 유료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한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여 키워드 분류 시에 혼동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소비 정도'라는 변인이 있다면 그 옆에 어떤 소비를 뜻하는지 부연설명을 적어놓는다면 구성원 간 이해도를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행동 변인에 대한 가설을 먼저 세우고, 인터뷰지를 작성하자.
퍼소나 작성에 대한 기준 없이 인터뷰지를 먼저 작성하다 보니, 이후 행동 변인을 도출하면서 ‘이런 질문을 할걸', ‘이건 좀 더 자세히 물어볼걸' 하는 아쉬운 점들이 생겼습니다. 행동 변인에 대한 가설을 먼저 세우고, 그에 맞춰 인터뷰를 한 뒤 가설이 맞았는지 검증하는 순서로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퍼소나 작성을 위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퍼소나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 조각들은 모아졌습니다. 다음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실체화된 퍼소나를 작성하는지 다음 글을 통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7월 중 연재 예정)
참고문헌/아티클
-About face 4 인터랙션 디자인의 본질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
-Why personas Fail
-Persona Spect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