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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Jun 06. 2023

우울증 엄마의 살림법 1

적은 에너지로 잘 먹고 잘 살기.

  


    우울하면 에너지가 없다.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가 없다. 이 에너지로 무슨 집안일을 하고 애를 키우고 책을 읽고 한단 말인가? 어떻게든 적은 에너지로 버티려고 용을 쓰며 산다. 이럭저럭 오늘의  삶도 흘러가지만 휩쓸려 가기보단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해서든 에너지를 아껴서
우선순위에 집중한다.


 


  삶의 우선순위는 아이, 책 읽기, 집안일 순이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은   집안일, 아이 키우기, 책 읽기 순이다. 집안일이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는 만큼 거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얼마나 세이브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방법을 찾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다.



 





   1. 기본적으로 잘해 먹어야지, 남들만큼은 해 먹어야지 라는 생각을 버렸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수록 부담감으로 느껴진다. 나는 나답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 스타일대로 산다.



2. 식재료를 많이 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그 계절에 흔하고 싼 채소류 서너 가지만 산다. 6월의 경우  양파나, 호박, 감자, 파프리카 정도? 사 오는 그날 전부 씻고 용도에 맞게 썰어서 밧드에 채워 넣는다. 많이 사지 않는 게 포인트. 많이 사서 썩어서 버리는 걸 보는 것도 스트레스다.


2. 반찬가게를 이용한다.

 멸치볶음, 조림류, 나물류 등 먹기는 해도 많이 먹지도 않고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반찬들은 반찬가게를 이용한다.




3. 대량으로 하는 반찬은 한두 가지 해놓는다.

 감자 샐러드나, 냉파스타 같은 것들은 일주일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대량으로 해놓는다.


4. 간단한 조리법을 이용한다.

  메인요리는 주로 원팬 요리를 한다. 그 냄비와 밥 먹은 그릇만 설거지 하면 되도록. 특히, 썰어 놨던 야채들과  햄, 해산물, 고기  등 모조리 넣고 마늘과 굴소스만 넣어서 볶아도 맛있기에 자주 해 먹는다. 간단한 레시피. 설거지는 최대한 적게!



5. 아침은 무조건 간단하게.

  샌드위치, 빵, 시리얼, 삶은 달걀, 과일정도.



6. 국 종류는 한번 끓이면 많이 끓인다.

  국이나 찌개를 잘 안 먹지만 한번 하면 많이 끓여서 먹고 남은 건 냉동실에 소분해 두었다가 반찬 없을 때 녹여서 먹는다.



7. 밥도 한 번에 많이 해서 냉동실에 얼려둔다.

    필요할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는다. 대략 한 번에 8개 정도 얼려놓는데, 1주일 정도는 버틴다.



8. 손질되어 나온 생선은 냉동실에 필수.

   반찬 없을 때 구워서 먹으면 메인으로 꿀템이다.


  





  요약하지면 밥도 일주일에 한 번, 장 봐서 씻고 썰고 하는 것도 일주일에 한 번 , 반찬도 일주일에 한 번만 한다. (주로 하루에 몰아서 한다.) 그러면 일주일 동안 설거지만 하고 메인만 두세 번 하면 된다. 하루에 주방에 있는 시간은 한 시간도 안된다.  


  이렇게 아낀 에너지와 시간으로 나의 휴식을 만들어 에너지를 충전하고 애를 키우고 글을 읽고 쓴다. 손이 많이 가는 정성 들인 요리를 해 먹이는 것도 좋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고 화 안 내고 저녁에 책 한 권 더 읽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걸 선택했다.   나의 선택과 방법들이 빛을 발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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