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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긍정 Aug 18. 2019

씹어서 풀자! 직장인 스트레스에 좋은 스틱 채소

식물에서 찾은 건강, PhytoTherapy

30대부터 시작한 조금 늦은 직장생활은 스트레스가 쌓여만 하는 힘겨운 일상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던데, 도저히 즐길 수 없어서 무작정 도망쳤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도저히 맞지 않는 것 같아 여러 번 직장을 바꿔봤지만,  산 넘어 산이라더니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 괴롭게 했지요. 직장생활에 치이고, 삶의 무게에 지쳐 하나 잊고 있던 것이 있었습니다. 20대 내내 공부했던 식물을 이용한 힐링!  


한 때는 가정원예를 강의하며 소소하게 식물을 키우면서 얻는 행복함을 전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바빠서 돌보지 못한다는 핑계로 집에서 키우던 화분이 사라지게 되었고,  기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핑계로 고기와 빵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 때는 매일 식물을 보고 만지고 함께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건조된 식물을 보고 추출하고 그 추출물을 가지고 연구하다 보니 식물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도 식물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담소를 나누던 중 이제는 화훼시장을 가는 일도, 꽃집을 찾던 일이 까마득한 옛날 일 같이 느껴진다며 웃다가 문득 피할 수도 즐길 수도 없는 직장 생활을 식물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일은 아로마테라피였지만,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침마다 채소 먹기에 도전했습니다.


세로토닌을 올려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함을 전해주는 당근
수분을 채워주고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오이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샐러리 


매일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저 누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바빴는데요, 잠깐 틈을 내어 오이와 파프리카를 씻고 다듬어 보았습니다. 먹기 좋게 길쭉하게 잘라 작은 지퍼백에 담아두고, 아침에 한 봉지 챙겨나갔어요.


지루하던 오전, 채소를 씹으며 두 번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아삭하고 씹히는 쾌감이 있었고, 두 번째는 코 끝을 치고 올라오는 청량한 향이 좋았어요. 씹을수록 살랑살랑 올라오는 오이향과 파프리카의 신선한 향에 그 순간이 신선하고 마음이 살짝 청량해졌습니다.


회사 일로 정신이 아득해질 때, 달콤한 초콜릿을 살살 녹여먹거나, 향기로운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일도 좋지만 채소를 씹어보는 것도 상쾌한 일이었어요.


씹는다는 행위는 물리적인 만족감을 통해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호주에서는 씹는 행위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연구한 바 있지요. 게다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턱관절이 더 딱딱해진다고 하는데요, 이때 무언가를 씹는 일은 턱관절을 움직여 스트레칭을 하는 효과가 있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기도 한데요. 


요즘에는 스틱 샐러드라고 아예 포장되어 팔기도 해서 쉽게 먹을 수 있기도 한데요, 저는 약간 귀찮아도 직접 씻고 다듬고 잘라서 준비하는 과정도 즐거웠습니다. 칼질이 서툴러 삐뚤빼뚤 잘리는 과정도, 자르면서 하나 집어먹는 과정도 즐겁더라고요.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나를 위해서 무언가 건강한 일을 한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세로토닌을 올려주는 당근

당근은 외국에서도 직장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추천 음식으로 손꼽히는 채소예요.

당근은 섬유질이 풍부해서 오랫동안 앉아있는 직장인의 변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모니터만 하루 종일 쳐다보는 직장인의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요.

물론 베타카로틴의 흡수를 생각한다면 기름에 볶아먹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기름에 볶는다는 것은 일이 복잡해지므로 매일 조금씩 씹어먹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외국에서는 당근, 사과, 샐러리 같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꼭꼭 씹어먹으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호르면인 세로토닌이 증가하고, 세로토닌의 효율성이 높아져 스트레스 감소에 큰 도움이 되므로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씹어먹는 것을 추천하더라고요.

수분을 채워주고 불안을 해소해주는 오이

오이는 사실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채소예요. 오이, 참외, 수박 이런 계열의 채소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고요. 그러나 오이를 좋아한다면 사실 오이에는 아주 좋은 효능이 있습니다.

바로 수분 보충.

우리 몸은 물만 마실 때 보다, 채소와 함께 수분을 섭취했을 때 수분을 더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어요.

컴퓨터, 모니터 등 전자기기가 가득한 사무실은 대부분 몹시 건조합니다.

이런 건조한 환경에 오래 머물다 보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는데요, 물만 마시면 흡수가 잘 되지 않고 바로 배출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 몸의 건조함을 막기 위해서는 물을 천천히 조금씩 자주 마셔주는 방법이 좋은데요,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오이처럼 수분이 풍부한 채소를 종종 씹어주는 것입니다.

입 안이 상쾌해지는 것은 기본, 목마름도 해결해주고 피부도 오랫동안 촉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이.

게다가 오이는 비타민 B1, 비타민 B5, 비타민 B7 등 다양한 비타민 B군이 함유되어 있어서 불안을 완화시켜주고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준다고 합니다.

위와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샐러리

어렸을 때, 마요네즈 광고에 등장하는 샐러리가 너무 근사하고 맛있어 보였어요.

하지만 샐러리를 처음 먹었던 날,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이상한 향과 이렇게 질기고 거친 채소가 있다니!!!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몇 번 더 먹어볼 기회가 생기면서 차츰 입에 맞아지더니 최근에는 집 앞 중국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샐러리가 들어있는 물만두가 그렇게 맛있습니다.

샐러리는 정말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예요. 식이섬유와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천천히 씹어 먹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배변활동에도 도움이 됩니다.

직장인의 고질병, 속 쓰림! 샐러리에는  아피게닌(apigenin),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한데요, 이들은 위장의 긴장을 풀어주어 소화를 돕고 복부 팽만감과 더부륵함 등의 속 불편한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게다가 샐러리는 소화성 궤양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헬리코박터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으며, 위장 내막을 보호하고 궤양 발생률을 감소시킨다고 하니 그야말로 하루에도 수십 번 화가 나지만 참아야만 하는 속 타는 직장인에게 딱 맞는 채소입니다.


(속닥속닥) 샐러리가 남자한테 그렇게 좋데요,

헉, 샐러리 멸종 위기설!!

흠흠.

샐러리에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대사산물인 안드로스테론(Androsterone)이 들어있어요.



"Celery – an aphrodisiac of legendary proportion"

"Celery has proven to be an excellent natural aphrodisiac for men."

"Celery contains androsterone, one of the most potent of the male pheromones"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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