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로 관리하는 슬로우에이징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예전보다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느끼한 음식도 잘 먹어서 입맛은 서양이라고 자부했었는데, 요즘은 치킨을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삼겹살도 2인분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30대 후반까지만 해도 혼자 2인분은 가뿐하고, 컨디션만 좋으면 한 근도 뚝딱이었죠).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많은 경험이 쌓여 인생이 조금 더 수월해지는 장점도 있지만, 이렇게 소화가 잘 안 되고, 다리가 더 잘 붓고, 예전보다 덜 움직여도 피곤하고 이럴 때마다 늙는다는 것이 참 서러워지곤 해요.
소화가 잘 안 되는 것도 분한데 더 화가 나는 건 예전보다 덜 먹었는데 살이 더 찐다는 겁니다.
어려서는 돈이 없으니까 양껏 먹지도 못했는데, 이제 좀 벌어서 양껏 먹어볼까 했더니 소화는 안되지, 덜 먹었는데 살은 더 찌지 참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요.
그래서 문득 어른들이 말하던 나잇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도 40대 중반이 되기 전까지는 나잇살이라는 건 다 핑계인 줄 알았어요.
언니들이 나잇살이 쪄서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찐다 너도 내 나이 돼 봐라!! 할 때에는 속으로 운동도 안 하면서 괜히 저런다, 더 먹어 놓고는 핑계대기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제가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정말 조금 먹고 많이 찌는 쾌속비만이 진행되게 되더라고요,
나잇살!!!
나이가 들수록 신체 대사 효율이 낮아진다고 해요.
어릴 땐 장기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신체 대사도 빠릿빠릿했는데, 나이가 들면 소화기관과 내분비기관도 노화되면서 더 천천히 움직여서 대사효율이 낮아진다더라고요.
그래서 똑같이 먹어도 예전보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졌기 때문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적고! 그래서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쌓이고 쌓인 지방이 바로 나잇살!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지방을 분해하고 처리하는 기능이 떨어진데요 ㅠㅠ 지방 소화는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간의 담즙 생성 능력 자체가 떨어지고, 담낭의 수축력도 감소해 제때 충분한 담즙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혈당, 콜레스테롤, 혈압, 간수치 이런 것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담즙에는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막상 좋아하는 튀김, 치킨, 삼겹살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종종 새벽에 배가 아파서 검색하다 보니, 이럴 때 문제는 소화 효소가 아니라 담즙이더라고요.
소화가 안 되면 효소!
고기 같은 단백질 소화에는 키위와 파인애플!!
이렇게 알고는 있었는데 지방 소화? 담즙? 이건 바로 생각나는게 없더라고요. 조금 검색해보니 담즙에는 아티초크가 좋다고 나와서 아티초크에 관심이 생겼어요.
아티초크는 생소했는데, 알고보니 식약처에서
담즙분비를 촉진하여 지방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능을 인정한 기능성원료네요.
영양제를 연구하는 기획하는 사람인데도 한동안 유산균만 공부했더니, 파이토케미컬! 약용식물!!을 좀 잊고 살았어요. 아티초크? 아티초크? 한참 생각하고 찾아봐야 아.. 그거! 싶더라고요.
아티초크(Artichoke, 학명: Cynara cardunculus var. scolymus)
우리나라에선 잘 자라지 않아 조금은 생소한 아티초크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지중해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에요. 유럽에서는 고급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청담동 10꼬르소꼬모에 방문했을 때 한치와 아티초크 요리를 먹었던 것이 기억났어요. 그때는 오오!!! 신기해!! 유럽채소!! 오오!! 부드럽고 맛있어!! 이렇게 좋아하기만 했는데, 알고 보니 소화에 도움이 되는 채소더라고요.
그런데 이 아티초크, 단순히 담즙분비와 지방 소화에만 도움이 되는 채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간 건강에 더 잘 맞는 약용식물이죠.
다른 식물에는 잘 없는 ‘시나린(Cynarin)’이라는 아티초크에만 다량 함유된 독특한 파이토케이컬이 풍부해서 간 기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대사 속도를 끌어올리는 클렌징 + 해독 + 슬로우에이징 채소예요.
지중해에서 자란 아티초크는 시나린(Cynarin), 클로로제닉산(Chlorogenic acid), 루테올린(Luteolin)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시나린은 담즙분비를 촉진해서 지방 소화를 돕고, 클로로제닉과 루테올린은 간세포를 보호하고 혈중 지방대사를 활성화해서 몸의 순환과 대사를 도와줍니다.
순환과 대사를 촉진해 슬로우 에이징을 주도하는 아티초크. 서양에서는 Beauty Vegetable로도 유명해요.
아티초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뷰티채소로 활용되어 왔는데요, 아티초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4세기 테오프라스토스의 식물지이며, 이후 서기 77년 플리니우스가 저술한 박물지에도 아티초크가 기록되어 있어요.
이런 고대 문서에는 아티초크가 예로부터 귀족들이 중요한 날 먹는 고급채소로 기록되어 있고, 주요 효능은 뛰어난 이뇨작용과 소화 등 다이어트 소재로 사용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아티초크는 기원전 저술된 책에도 기록되어 있지만 그 이전에 그리스로마 신화에도 등장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아티초크의 기원/어원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신화에 의하면 아프로디테가 처음 육지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져 사랑이 시작되는 섬으로 잘 알려진 키테라(Kythira) 섬에 '시나라(Cynara)'라는 절세미녀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제우스(ZEUS)가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가 시나라를 보고 첫눈에 반해 올림포스로 데려가 신의 반열에 올려 여신으로 만들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두고 온 가족들이 너무 그리웠던 시나라는 제우스 몰래 고향에 찾아오곤 했고, 이를 알게 된 제우스는 그녀를 독차지하고 싶은 질투와 자존심에 못 이겨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시나라를 잎이 뾰족한 식물인 아티초크로 만들어버렸다고 해요.
아티초크는 제우스의 저주대로 잎은 뾰족하지만, 꽃봉오리는 크고 둥글고 부드럽게 생겼어요.
지중해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아티초크를 볼 때마다 부처님이 생각납니다. 부처님 머리 모양과 비슷한 것 같거든요.
아티초크는 꽃봉오리와 잎을 먹는 채소예요. 6~8월에 보라색 꽃이 피는데, 꽃이 피기 전 봉오리를 수확해서 겉부분을 도려내고 속에 부드러운 부위를 요리 재료로 사용합니다. 꽃봉오리 속에 있기도 하고, 모양도 하트 모양이라 영어로는 이 식용 부위를 heart라고 불러요.
잎은 영양성분이 더 많지만, 식이섬유가 너무 많아 요리로 쓰기엔 너무 질겨요. 대신 cynarin와 chlorogenic acid 등 활성성분이 더 풍부하기 때문에 추출물 등으로 만들어 약용으로 씁니다.
한편,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제1회 Artichoke Festival이 열렸는데요, 이 축제에서 제1회 아티초크 퀸(Artichoke Queen)으로 선정된 여성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마릴린 먼로입니다. 당시 마릴린 먼로는 신인 모델 겸 배우였는데요, 마릴린 먼로의 생기발랄한 이미지가 건강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아티초크의 이미지와 잘 맞아 제1회 아티초크 퀸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요.
이렇게 아티초크는 단순히 비싸고 맛있는 채소가 아니라,
몸의 흐름을 다시 돌려주고, 천천히 아름답게 나이들 수 있도록 간의 해독, 이뇨와 다이어트를 도와줄 수 있는 아주 오랫동안 검증된 이너뷰티 약용식물이에요.
예전 같지 않은 몸을 탓하기만 할 순 없잖아요.
점점 느려지는 대사와 순환을 받아들이고, 대사와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겠다고 느꼈어요.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그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습관과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더라고요.
천천히 늙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약용식물을 공부해 봐야겠어요.
유산균에 빠져 조금 잊고 살았는데, 다시 관심을 가져보니 예전엔 수입되지 않았던 다양한 약용식물을 요즘엔 쉽게 구할 수 있더라고요.
2025년의 새로운 도전! 잊고 살던 약용식물 더 공부해서!!
조금 더 천천히 늙을 수 있는 나만의 파이토루틴 만들기!!
브런치도 한동안 안 쓰고 잠잠했는데, 새롭게 공부하면서 더 많은 브런치 글도 남겨보려 합니다.
이제 2025년도 반 정도 지나갔지만, 늦었나? 싶을 때가 제일 빠른 법.
올해는 나만의 파이토루틴 만들기도 더 자주 브런치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