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로

엄마의 소보로와 나의 소보로

by emily

내 어린시절 내겐 화려한 추억이 있다


엄마의 핑크빛 소보로


하얀생선을 찜통에 쪄서 살만 곱게 발라서 거기에 나에겐 마법같았던 핑크빛 색소와 하얗고 눈이부시던 설탕가루가 입혀져서 빛나던 핑크빛생선소보로


그랬다

철없던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지만)시절의 내겐 그 핑크빛소보로덕분에 내가 공주인줄 알았던 최상의 추억들이 존재한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고,혼합곡식으로 도시락을 체크받던 그 시절에 우리 엄마는 나를 항상 공주로 착각하게 만들곤 했다

그 귀한 소풍 도시락 김밥에도 꼭 핑크빛 소보로가 들어가 있던 그 시절을 난 사춘기시절부터 잊어버리고 살았던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고

맏며느리로 살다보니

막내 며느리셨고 늦은 결혼에 아이들에게 특별했던 엄마.아빠덕분에 내가 누릴 수 있던 그 풍요로움들이 뼈저리게 느껴지던 기억 뒤로 아이들에게 어쩌다 한 두번 만들어줬던 소보로의 기억이 .

그러나 내 아이들에겐 엄마를 떠올릴때 결코 그 화려한 핑크빛소보로는 아니라는 것 역시 잘 알고있다


철없던 시절

난 그 소보로 덕분에 한 동안 내가 공주인줄 알고 천하무적이 없을만큼 위풍당당하기도 했던 기억

사춘기를 겪으며 그 모든것이 행복보단 아픔으로 자리매김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자니 그 시절의 모든 행복이 그 핑크빛 소보로덕분이 아니었을까?하는 의문이든다


실은 이 글 역시 사진을 첨부하다 날려버렸다

저장을 하지 않은채 추억 속으로 빠져버려서

망설이다 다시 두들기는 자판역시 핸드폰이다

또 날라가버릴지도?

아마 그래도 계속 다시 쓸 수 있을까?


아무튼지 내 어머니의 핑크빛소보로에 비해 나의 2015년 소보로들은 평범하고 어찌보면 단순하고 무겁기까지

그러나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내가 살아 온 시간들 속에서 빚어진 나의 소보로들이기에


잠시 욕심을 부려볼까?싶다


내아이들 혹은 그들의 짝이 될 여인들이

언젠가 나의 소보로를 떠 올리며 그들의 새로운 소보로를 단 한 번 만이라도 만들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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