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Jan 19. 2016

1970년대 겨울엔

스케이트장  추억

다섯살이지난 여섯 살 초입에  이사 간 망원동 우리집

그 새 집에 난 외갓댁에 시집안 간 노처녀 샘이던  세째 이모를 따라  어느 일요일 아침 동네어귀의 소 달구지를 얻어타고 골목 입구까지 갔던 희미한 기억이 있다

대문을 열어 준 엄마에게 안겨 입 안으로 삼키던  서글픔  하나

당시 아마 늦은 결혼 뒤, 둘째 출산뒤론 난 자주 외가댁에 맡겨졌던 기억.

그 이야긴 뒤로 미루고


절기 상 12월인 지금,  이제야 겨울다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나보다

그러다보니 어릴 적 양화대교의 전신인 UN탑 앞의 빈 공간 이었던  얼어버린 물 웅덩이에서 스케이트를 가르쳐 주셨던 지금은 돌아가신 둘째 외삼촌과의  스케이트추억들과 당시 밭이나 논의 공터에 비닐을 깔고 물을 대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했던 추억의 장소들이 스멀스멀 내 머리 속으로 지나가고 있다

만국기와 스피커로 틀어주던 음악들,

그 당시엔 귀한 오뎅과 떡볶기,그리고 비닐하우스 안의 난로에서 추운 몸을 녹이던 우리들의 어린시절이 말이다.


모든것이 넘쳐나버린 지금보다  더 많이 소중한 것들이 존재하던 70.80년대의 우리들은 그래서 어쩌면 많이 행복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 추억이 내게는 행복이었던 기억이지만.

어려운 형편의 친구들에겐 아픔이었을지도. . .


그래도 지금의 50을 전후 한  우리에겐 행복이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주말 집밥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