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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May 27. 2016

막내와(2)

훈련수료식에서

두 아이의 엄마인 나

막내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쳤을때 홀가분하던...

과제를 마친 기분이던 빛 바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첫아이때와는 또 다른 군 입대 앞의 막내는 그냥 왠지 짠했다.


그렇게 6주를 잘 마쳐주던 날

워낙 입 맛을 아는 막내를 위한 음식들을 종류별로 준비해 바리바리 가득 담아 논산으로 ...


그렇게 만난 더 늠름해진 눈 뚱그렁이 막내의 베레모는 남들과의 차이가 확연했다

정돈과 의상에 남다른 철학의 멋장이기에 가능한 ...

각이 남다른 베레모를 보며 만감이 교차.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가를 새삼스레

큰 아이는 카튜사였기에 나도 모르게 조금은 안심을 했었다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된 걸 보니...


입대 전 발 부상이 완전히 아물지 못했던 막내의 상태라 여러가지가 마음에 더 남은 채,자원 입대라는 사실역시..


그렇게 수료식을 마치고 2차 기능훈련을 다행히 멀지않은 유성으로 가게되어 조금은 안도를...


이틀 전부터 지방이동 중에도 왠지 모르게 맘 한 쪽이 절이더니 자대배치  메세지가 어제 해남 오일장을 돌고 이동하는 중에...

귀하의 자녀가 8사단에 배치됬습니다


순간 8이라는 숫자를 검색하며 버버벅 대던 나...


오뚜기 부대라는 이름을 읽는 순간

....


아마도 하나님께서 어미의 부족한 기도를 각성시켜 주시는 ...


워낙 바지런한 놈이라 살아가면서도 일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 항상 들곤 했는데...


우리 엄마의 과잉보호 속의 내 어린시절이 싫어서 실인즉 난 스파르타식 교육을 했었다


특히나 사내놈 둘이라서두


그런데 나도 결국은 엄마라는 사실


가슴 한켠이 저릿저릿

어제 오후는 내내

해남의 보물같은 정원을 돌면서도 그랬다...


초저녁 막내의 전화 한 통

엄마 저 혹시 8사단으로  연락왔나요?

조심조심 묻던 음성,

그리곤 하는 말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니 무엇인가 제게 훈련시키시는 것이 있으신 거겠죠뭐...


경기도니 가까와서 된거죠 걱정마셔요...


어느 사이 청년이 됬구나 싶으면서도


내가 해 줄 일이 세 가지라는 사실이다

하나는 기도

하나는 집밥 싸서 도시락 들고 면회가는거

하나는 내 건강을 잘 챙기며 지내는거


그래 그러면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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