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May 27. 2016

에밀리의 일본어식탁 여행

남도에서 2

어제는 아침 여섯시에 집 지킴이 백구와 샘댁 농원을 한 바퀴 돌아보며 빠뜨린 모든 풍경들을 사알짝 담아보며 시작됬습니다


떠오르는 아침 해 속에서 오백년 된 사연의 동백나무부터 장독 대 ,집 안 곳곳에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손길의 장독대,나팔꽃을 비롯해 여인 조각상까지, 그리고 우리의 예쁜 숙소,

등등등.


농촌은 사볔부터 일거리로 시작됩니다

4동의 단호박 하우스의 인공 수정 작업은 호박 꽃이 봉오리를 여는 이른 아침에 해 주어야 하는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랍니다


샘의 뒤를 따라 하우스 속의 호박꽃과 첫 인사를 나누며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들을 동갑내기 샘과 둘이 소곤이던 아침


구리푸를 말은 채로 백구와의 아침 데이트


토끼풀 밭에서 나 혼자 흥에 겨워 토끼풀 반지를 만들어 끼고 뜨는 해 속에서 노래가 절로 흥얼 거려지던 아침


피곤해 곤히 잠든 동생들을 깨우기 전의 일과 만으로도 멋진 하루의 시작이었지요


....


해남은 그 옛날 유배지로 유명했던 남쪽의 끝 조용한 지역인만큼 문예가 출중한 문인들과 예인들의 배출지이기도 하지요


제가 해남을 처음 방문했던 기억은 광양제철연구소 단지내 신혼생활중에 직원분의 결혼식 참석차 갓 태어났던 큰아이의 갓난아이 시절인 1991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땅끝마을도,진도나 완도도 천해의 자연지로 개발이 시작되기도 훨씬 전이던 그냥 자연의 모습으로의 ...


이제는 멋진 규모의 남도 최고의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동갑내기 이샘의 지인이신 오랜기간 차와 더불어 삶을 살아오신 귀한 샘을 뵈러 부푼 마음을 안고 움직인 우리들의 또다른 오후의 경험은 하루가 지난 오늘도 벅찬 감동 그 자체입니다.

살아오시며 몸에 베인 그 단아하심과 향기만으로도 저희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주시기에 충분하신 대지를 품어안을 만한 차분함을 갖고 계신분...


해남의 미술을 잠시 전시장에서 눈으로 바라보고 샘 부부께서 소중히 키워오신 비밀의 화원같은 정원과 녹차밭과 다실로의 발걸음은

비밀의 정원을 뛰노는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보다 더 멋진 ...

우리네 발효차와 꽃차에 담뿍 빠져버린 동화 속 나라 였습니다.


한국에는 귀한 산딸나무차에 '오월의 신부'라는 이름을 감히 제 입으로 지어버렸습니다

흔쾌히 차이름에 동의하신 샘들께 감사와 한없는 애정을...


아쉬움을 뒤로 하며 샘을 포옹하는 순간

어머니의 음성으로 답해주시는 선생님의 한 마디

'언제든 훌쩍 떠나고 싶을 때 편히 오셔요...'


아시나요?

천하 만군을 얻은 느낌의 기쁨입니다


사람을 만난다는 일은 사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