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 여행

애리조나 쉐도나에서

by emily

2013년..3월

나에게 그 시간은 또 하나의 시련이었던..

내 몸 속에 자리 한 세포의 진찰을 위해 가족에게도 알리지않고 조용히 찾아갔던 후배가 있던 애리조나의 병원..


실은 여행이라기보다는 진찰이 목적이던 나 혼자만의 2박3일이었다..


여행과 이사는 다른다

생각지 못했던 미국으로의 이사가2010년 급작스레 이루어졌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사십대 후반을 맞이하던 나..


막내의 교육을 위한 이사가 아니었지만 아무튼지 고등학생의 학부모..


그렇게 적응하던 나에게

불쑥 찾아 온 손님..


그 덕분에 애리조나라는 곳을 나홀로 라는 타이틀로 여행 아닌 여행을 하게 되었던 시간들..


사막이라는 곳을 실은 처음 밟아봤다

애리조나가 다른 사막들과 다른 이유는 사막 아래로 물이 흐르는 풍부한 윤택한 토지라는 사실일 것이다..


십수년 만의 후배와의 해후

한 낮의 카페 밖에서 금새 달아오르던 나의 아이폰..

순간 아 여기가 사막이었지 를 깨달을 만큼의 비옥함 ..


거대한 선인장들과 우뚝 솟은 산들이

사막이라기보다는 아프리카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던 곳..


그러한 풍부함 때문이었을까?

의사의 진단 결과를 담담히 들으며

나는 후배의 오픈카를 타고 광활한 쉐도나를 바라보기로 ..정했던 이유가...


그렇게 달려서 도착했던 쉐도나의 붉은 모습에..

그만 정신을 다 쏟아버렸던 기억

붉은 흙을 밟으며 오르던 ..그 땅의 감촉..

한쪽 언덕에 자리 한 교회를 걸어 올라가던 시간들..

거대한 선인장들과

무수한 생명체들의 무리..


가파른 산의 중턱에서 만났던 붉은 노을은 그저 한 폭의 거대한 불꽃같았다..

거대한 붉은 구름이 날 휘감던 그 산 위에서 떠오른 음악은 우아하고 거창한 클래식이 아닌 이문세님의 붉은 노을 이었다


마치 그 붉은 노을들이 나의 몸을 휘감던 느낌..


지금도 생생하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한낱 인간의 몸 속의 세포 쯤이야 까짓...

너무나 하찮은 고민이고 근심이라는 결론을 나에게 던져주던 그 쉐도나의 흙과 공기와 노을..


아마도 평생 그처럼 찬란했던 붉은 노을과 붉은 산은 나에겐 그 시간의 섬광같은 추억들로 자리매김 해버린 듯 하다


광활한 자연의 위대함 앞에선

모든것들이 겸허해지던 순간 이었다

경험 이었다

고백이었다


다시 가 볼 수 있을까?


그 가득 어우러진 붉은 산의 중턱에 말이다

내가 찍었던 사진은 어디엔가 저장해두었는데..

오늘은 친구 사진작가 .화가인 백민님의 사진으로 대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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