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나들이
20대후반부터 생각과 손은 50대란 소릴 듣곤 했다.
손이 늙어서.모양새가 늙어 보여서가 아니라..
결혼 전 해보지도 않던 집일들을 그냥 겁없이 해대서 였던가?
새댁이 오일장에가서 독을 사고
안해보던 김장을 해버리고
생전 안 해보던 이불호청을 풀먹여 꿰매대고
고추장을 담그나 하면
매실청.유자를 담그고...
사내놈들 유별나게 천기저귀를 써대고
랫슨 중간중간
점심까지 차려대던 나의 억척 스러웠던 신혼기부터 이어진...
쇼셜쿠킹컨텐츠를 만 삼년을 넘어서며 이어지는 상업성 제로의 밴드에서
회원님께서 올린 누군가의 사진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를 보는 순간..
앗 ..
그렇게 충동적인 이동이 가능하기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즉, 남쪽 어딘가에 묵어도 좋을 숙소와 이동이 가능할 차와 ...
순간 영악해진 내 머리 속 .
입가의 웃음..
정월대보름을 핑계삼아 집에 있던 모든 재료를 동원..
간단히 나물 몇 가지와 오곡밥거리를 챙겼다
간단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건 나물은 최소한 삶은 물에 담가놓을 하룻밤은 필요한..
아무튼 그리 챙겨진 음식을 들고 옆지기님의 사택으로..
어제 오후 그렇게 와버린 철없어진 오십대 중반을 두드리는 나..
작은 땅떵어리가 서쪽은 흰 눈의 세상.동쪽은 맑은 하늘 그러나 영하 5-6도의 추위 ..로 나뉘어진다..
그렇게 오곡음식을 차려 드리고 오늘 양산 통도사로 향하던 오전..
두 해전 가을 어쩌다 통도사의 단풍에 젖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주차장 가득 차와 사람들이..
발걸음을 재촉해 들어가던 초입에 작은 봉오리 몇 개가 내 시야에 포착..
찰칵 반갑다 얘들아..
통도사 경내에 세 그루의 매화나무가 꽃을 피웠다
두그루의 나무 둘레로 값 비싼 카메라와 커다란 렌즈들과 사각대.촬영하시는 전문가분들이 둘러싸인 곳을 달랑 핸드폰을 들고 성큼 성큼 ..
최대한의 렌즈포착으로부터 찰칵찰칵..
한 없이 눌러대던 오십중반의 아지매..모습을 상상해 보시길..
메인이던 홍매화도 멋졌지만 작은 꽃몽오리로 가득하던 조연들도 어느하나 놓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내 눈으로.그 찬란함을 ,
그리고 그 향기를 코로 맡을 수 있다는 것에 축복이자 행복이던 잠시의 찰라들..
추위에 약한 옆지기의 재촉이 아니었으면 시린 손이 굳어질 만큼 서 있고 싶었다
그냥 그 꽃과 나무와 하늘과 멋들어진기와지붕 사이에 말이다
느껴지는 그대로
전문적 지식이 아닌
순간의 느낌으로
찰라의 순간들을 만끽했다
아름답지 못하던
아름답던
찬란하지 못하던
찬란하던 ..
나오는 길가의 아주 작은 꽃송이와
오랜 세월을 묵묵히 지키던 고목의 이끼까지
아름답고 숭고한 그 자체라는 사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