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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산물

막내의 책 하나

by emily

나에겐 사내아이가 두 명 있습니다

첫 아이는 너무나 얌전하고 조용해서 어릴적 사고도 ,걱정도 끼치지 않았던..


둘째 놈은 글쎄요. 아마 그 아이가 실은 전형적인 남자 아이 였답니다.

아이가 둘이라도 엄마는 서툴렀습니다.

각자의 성격도 행동도 달랐기에 매 번 처음같았던 게지요 .

맏며느리로 일이 많았지요.

아아들이 치대면 핑게라도 생기건만.

어려서부터 울음끝도 저와달리 짧았기에. ..

두 아이가 세 살이 넘도록. 전 음악랫슨도.애아빠 점심도..

저 먼 남쪽 지방에서 천기저귀를 써가며.

할 일을 다 해가며 그렇게 지냈더랬지요..

둘째는 책 보다는 축구공을 들고 뛰어다녀야 직성이 풀리던 놈이 었지요...

나중에 알았습니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집에서도

항상 조용하고 차분하고 성실한 큰 아이의 존재로 둘째가 충분히 상처 받았다는 사실을요..


그러다보니 , 때때로 막내의 자존감이 낮아졌었단 사실도요.

항상, 미안한 마음 하나도 있었지요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제가 시작해야만 하던 싯점이. 막내의 초등입학.중학입학시절과 겹쳐 버려서. 엄마 로써 뭐 하나 잘 챙겨주질 못했으니까요.

그 빈자리를 초등시절엔 나의 엄마, 외할머니께서 채워주셨던 기억도..


어느 날인간 숙제로 주고 간 내 과제가 문제지였었는데. 채점을 하니 100점 이더라구요.

이상했죠. 절대 다 맞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저녁 식탁에서 넌즈시 물었드랬습니다.

아들. 빵점이네 ...

했더니 막내가 절대 그럴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더라구요.

순간 제 입에서 나온 말은 이것이 었지요.
다음부턴 문제랑 번호랑 잘 마춰서 답안지보구 적어라...


그 순간 툭 하고 막내의 숟가락이 떨어지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초등학교시절의 막내의 모습이. 아직도 제겐 선합니다만...


사내아이가 누릴 수 있는 사춘기의 모든 행동을 지 형의 몫만큼 하던 막내였지요...


갑작스레 정해진 해외 이사 앞에서 아무런 준비도 못시킨 채, 아니 오히려 저 아인 마음이 아프니 좀 쉬어야겠구나 하던 순간들도 있었지요..

아무튼 그렇게 미국이란 거대한 대륙으로의 이사뒤...


몇 년이 흘렀고 그 아이만 남겨두고 우리 가족은 귀국을 해 버린지 만 4년이 지났나 봅니다..

어제 생각지도 못한 막내의 첫 책이 출간 되었습니다

독립출판.본인의 알바비로 충당한.

그래서 사진의 질이 조금은 떨어진다며 아쉬워하는 막내...


그런데 말이지요

엄마의 입장에서

오십줄의 인생 선배로서는

참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라는 생각이

어제 청년의 책을 읽으며 들었습니다.


내 아이라서가 아니라 말이지요..


저에게도 버켓리스트 안에 있는 나만의 책을

상상도 못한 막내가 달성을 했지 뭡니까..


제가 이제는 청년인 막내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딱 하나 뿐이지요


작은 기도...

말입니다.


혹여 오해는 마시기를.

영업용 홍보도 아닙니다

오늘은 잠시 팔불출 엄마이며,

많이 맘도 몸도 아팠던 한 아이가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해준 것에 대한 감사이며 제 끄적임의 한 제목이었니까요

남은 군 생활 역시 무사히 마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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