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봄을 담다

청보리밭의 아름다움에 빠져들다

by emily

난 음악도였었다.

감성이 풍부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매 달 한 번씩 일주일 정도 사택으로 내려간다.

사택 정리도 필요하고 ,

교회도 참석해야 하고,

옆지기의 건강도 살펴야 할 식단도 필요하고 ,

기타 등등.


신혼을 광양에서 보낸 이후의 나 , 서울깍쟁이 시절의 나는 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광양 시절 이후로 일 년 간의 서울 시댁 살이를 마치곤 또 바로 일본의 시골 센다이로 이사, 5년을 지내고 돌아오던 서울은 오히려 나에게 두려움이 가득했던 고향이었기도 했었던 시절도 있다.


아무튼 ,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맛을 알아버린 나는 도시가 그다지 즐겁지 만은 않다.

아마도 40대 후반의 미국으로의 이사 , 미시간의 시골 맛도 알아버린 까닭일지도..


어찌 됐든,

가끔 일부러라도 사택으로 향한다.

뭐랄까 ,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한적함? 을 맛보기 위해서...


그렇게 사택으로 가면 , 솔직히 할 일은 태산이다.

올려놓은 사진만 보면 이렇게들 생각한다.

팔자 좋구나 , 여기저기 쏘다니고...


미시간 시절 장 거리 운전에 익숙한 탓에 근 5-6년 간은 못 깨달았다.

남부터미널에서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 금강 휴게소를 거쳐 진해 끝자락 용원까지의 장거리의 피곤함 조차 말이다.

도착한 날이면 영락없이 사택의 화장실 ( 그곳은 평수가 25평으로, 작아도 화장실이 두 개다 ) 청소부터 해야 속이 시원했었다.

작년부터는 코로나로 조심스러워 몇 달을 못 간 적도 있고, 여 즈음은 갈 때는 부산역으로 기처를 이용한다.

이제 몸도 덜 따라주는 나이가 되나 싶고...


봄 풍경을 담으려다.... 삼천포로 빠져도 너무 빠져 버린 글이 되는듯한데 그렇다고 다 지우고 다시 끄적일 생각은 나질 않는다.


오십 대 후반으로 접어든 올해,

유난히도 이 봄이 아름답게 느껴지고 있다.


광양을 경유했던 오월의 첫 주말,

원래의 스케줄과는 전혀 달라진 경로.


그렇게 만나게 된 경남 함안의 청보리밭.

아마 2021년 내게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실은 보랏빛 등나무 꽃을 보러 들렸었는데..

청보리밭에 시선이 멈춰버렸다.

하염없이 보리밭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젊은 커플의 뒷모습이 예뻤던

2022년엔 청보리밭 옆 어디서든 온전히 24시간을 보내봐야지!!!! 하고 외쳤던 어느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