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 12월도 깊어 깊어...
새해에 장거리 이사 앞에 이제 이곳에서의 에밀리의 집밥도 몇 번 남지 않은 듯하다.
겨울의 시어른 생신이 시조모 계실 때는 동지섣달 설날 사흐전까지 이어졌었다.
코로나의 여파로 다시 인원 제한이 강화되어서,
친구가 건네주었던 맛있는 양지로 겨울무를 가득 넣고 푹 끓인 소고기 뭇국,
호랑이 콩을 가득 넣은 잡곡 콩밥,
2시간 전에 다시마와 숙성 소스 만들어 재워둔 숙성 연어는 스무 해도 전에 동생이 사다 주었던 나라의 명인이 이름까지 새겨주신 ( 관리를 잘 못했구나 싶지만 미국 이사에도 넣어갔다 가져오길 잘했다 싶은) 칼로 두툼히 썰어 놓고 ,
프랑스어로 키슈 키슈는 숨바꼭질이란 뜻의 파이 기지 안에 재료를 숨겨 넣은 바삭하고 고소함도 첨가해서,
굴전은 매번 하는지라 오랜만에 타르타르소스와 굴튀김도,
요즘 하얀 목이버섯의 식감에 푹 빠져서 새콤하게 마늘 가득 넣고 버섯 냉채도,
양배추 채에도 케첩과 마요네즈로 ,
지난달 어머님 때도 그리하셨듯" 바깥 식사보다 훨씬 낫구나 " 아버님께선 딱 한마디를 하시곤 창가로 자리를 옮기셨다.
이제 만 89세이시다.
때론 부럽다. 옆지기가..
건강하신 친부모님의 존재가 말이다.
음식 준비를 하다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응답 하라 1988 마지막 회의 대사가 줄곧 내 가슴을 치고 있다.
그 시절로 다시 가고픈 이유는 다름 아닌 태산 같던 존재감의 젊으셨던 내 부모님을 뵙고 싶어서라던...
나도 휘익 돌아가 하나뿐이던 멋장이 내 아버지와 가슴까지 사랑으로 뒤덮으셨던 내 어머니에게 안기고 싶다.
올리다보니 뭇국 과 콩밥과 어리굴젓 사진은 행방불명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