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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ug 18. 2022

갤러리를 엿보다

달마와 비너스 2019를 만나다.

신발을 벗고 사랑채로 들어갔던 지난봄 어느 날..

고택의 역사를 품고 있던 사랑방 가운데엔 금빛 달마와 은빛 비너스가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고 있었다.

달마는 흥에 겨워 입이 함지박처럼 벌어져 있었고, 눈의 각도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비너스는 상반신을 드러낸 채였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등이었다.

달마가 내민 배와 대칭이 되어 있던 비너스의 등.

앞에 언급한 왕좌의 의자에서 정계를 논하던 당시의 사랑채에 모였던  사람들이  달마라면 비너스의 등은 그 모든 역사를 품어 안은채 그만 잠들고 싶어 하는 표현인지도..

회전하는 모터 소리는 춤곡으로 메아리쳤다.

사랑채에서 내다본 조금 늦은 봄은 벚꽃잎이 흩날리던 봄의 절정을 상상케 해주 엇고, 조금 이른 봉우리만 올라온 작약은 이른 여름의 그 시절의 사랑채를 상상하게 해 주었다.


난 한 참을 돌고 잇는 달마와 비너스의 등을 응시하며 앉아 잇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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