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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남녘의봄

남녘의 봄

나무는

by emily

나무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사람을 보듬어준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나무는 사람에게 상처 대신 포근히 안아준다, 위로가 돼준다, 그늘이 돼주고 위안이 돼주고 한결같이 보듬고 포옹해 준다.


가을의 결실을 노랗게 매달고 난 뒤의 모과나무 108그루가 혹독한 추위와 겨울바람을 견뎌내고 , 온전히 비운채로 서 있었다.

열매가 가득할 때 보다 오히려 더 풍부한 위엄으로 말이다.


오늘은 사람에게 상처받은 벗을 위로하러 그곳엘 같이 갔었다.


그녀도 , 같이 나섰던 나 까지도 그냥 고목들 앞에서 말없이 서 있었다.

그거면 충분히 넘쳐났다.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겨울을 지나고 다시 그곳을 찾길 정말 잘했다.




#사유원에서

#나무는

#모과나무

#고목

#위로와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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